인천광역시 한 복지시설에서 장애인에게 김밥을 강제로 먹이다 질식사한 사건과 관련, 대법원이 장애인 학대는 인정되지만 학대치사죄까지는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학대치사,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회복지사 피고인 A 씨와 장애인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피고인 B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단에 학대치사죄의 공동정범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9일 밝혔다.
피해자 C 씨는 중복합 뇌병변증에 의한 자폐성 청각 및 언어장애 1급을 판정받은 1급 자폐성 장애인이다. A 씨는 2021년 8월 6일 오전 11시 40분께 C 씨에게 식사 지원을 하던 중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피해자를 붙잡아 의자에 앉힌 뒤 김밥과 떡볶이를 C 씨의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C 씨의 복부를 주먹으로 1회 때렸다. C 씨는 미처 삼키지 못한 음식물이 기도에 걸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로 후송됐다. 피해자는 치료받던 중 2021년 8월 12일 음식물 흡인에 따른 기도폐색질식으로 사망했다.
재판에서는 피고인 A 씨의 행위와 피해자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 인정 여부 및 피고인 B 씨의 학대치사 공동정범 성립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피고인 A 씨에게 학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학대치사 부분은 무죄로 봤다. 피고인 B 씨는 학대치사죄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2심은 피고인 A 씨에 대한 벌금형을 500만 원으로 올리면서도 피고인 B 씨의 경우 1심이 인정한 학대치사를 무죄로 뒤집었다. 다만 학대치사 방조죄를 적용해 징역 1년의 선고유예를 선고하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원심 형량이 확정됐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