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 속도 내는 패션그룹…글로벌 개척 ‘책무’

입력 2024-01-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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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 글로벌 브랜드 사장직 신설
형지ㆍF&F 2세, 해외 사업 '진두지휘'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이사 (사진제공=휠라홀딩스)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이사 (사진제공=휠라홀딩스)

K패션 대표기업의 오너 2세들이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도달한 만큼 신사업과 해외시장 개척의 책무를 젊은 후계자들이 도맡는 분위기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휠라홀딩스는 휠라 USA 사장인 토드 클라인을 휠라의 글로벌 브랜드 사장으로 선임했다. 브랜드 창립 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브랜드 사장직을 신설한 것으로, 글로벌 브랜드 강화의 일환으로 읽힌다.

윤윤수 휠라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대표는 패션업계 2세 경영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윤 대표는 2018년 대표 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휠라 미국 법인의 흑자 전환을 이끌고, ‘어글리슈즈’를 중심으로 리브랜딩에 성공하며 휠라를 부활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윤 대표는 2022년 글로벌 5개년 전략인 '위닝 투게더'를 외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공들여왔다. 위닝 투게더는 5년간 1조 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로, 2026년까지 매출 4조 4000억 원과 영업이익률 15~16%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글로벌 조직도 신설했다.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사진제공=패션그룹형지)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사진제공=패션그룹형지)

패션그룹형지는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글로벌 형지'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형오 형지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사장에서 부회장을 승진한 이후로 글로벌 진출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 부회장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직접 현장을 뛰면서 미국, 동남, 유럽 등 기업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까스텔바작 1호점을 오픈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가사화했다. 형지는 중국 최대 수출기업 디샹그룹과 손잡고 중국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도 생산 시설 설비 투자 및 추가 부지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F&F(에프앤에프)의 2세들도 해외 사업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창수 F&F 회장의 장님인 김승범 씨는 F&F 디지털본부 총괄(상무)로, 차남인 김태영 씨는 프리미엄 스트릿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수프라의 마케팅팀장(과장)을 맡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수프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김 팀장의 입지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프라의 경우 지난해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16개까지 확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의류 시장 포화와 경기 침체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오너 2세들이 신사업, 해외 진출을 통한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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