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제자들과 선생님이 20년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24년 새해 모교를 찾은 영상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7일 한 유튜브 채널에는 ‘20년 전 약속, 다들 기억할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20년 만에 만나는 교사와 제자 등 15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과정이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당시 2004년 6학년 2반 담임교사 이장규 씨는 졸업식 날 학급 제자들에게 “2024년 1월 1일 오후 1시, 영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만납시다”라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약속 당일 한 제자는 “애들 진짜 많이 올까, 많이 왔으면 좋겠다. 떨린다”라며 영암초로 향했다.
만남의 시간이 다가오자 학교 운동장에는 당시 학생이었던 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 교사에게 건넬 롤링 페이퍼를 작성하고, 학급신문을 보며 학창 시절을 회상했다.
곧이어 제자들은 “뭐야 진짜 선생님이야?”라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한 교사는 반가움 속에 제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인사를 나눴다.
훌쩍 자라 33세가 된 제자들과 재회하게 된 이 교사는 “잘 있었냐. 다 한가해서 이렇게 많이 왔냐”며 농담을 건넸다.
또 그는 “전체적으로 다 옛날엔 다 촌년들이었는데 전체적으로 나만 늙어버리고 다 좋아졌다”라며 “짱구 쌤 많이 늙어버렸지?”라고 말했다. 이에 제자들은 “아니요! 똑같아요”라고 호응했다.
이 교사는 이날 참석하지 못한 제자들과는 영상통화를 통해 재회했다. 이들은 근처 식당으로 이동해 함께 식사했다. 제자들은 선물과 롤링페이퍼, 카네이션 등을 교사에게 전달했다.
이후 이 교사와 제자들은 6학년 졸업사진과 비슷하게 단체 사진을 찍으며 다시 훗날을 기약했다.
제자들은 “20년 후에 만나자, 그때까지 살아 있자, 이 약속 잊지 않고 지켜온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에 2024년 새해 동화 같은 일을 경험했다”라며 가슴 벅찬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 교사는 영상이 화제가 된 후 YTN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약속했던 것을) 기억을 잘 못 했다”라며 “그런데 갑자기 한 아이가 제 블로그를 찾아와서 ‘그날 기억하시죠’라고 글을 쓴 거다. 그걸 보고 저 아이라도 만나야겠다 싶어서 나갈 결심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 교사는 “2027년 1월 1일 날 이 영암초 운동장에서 지금 만났던 아이들의 3년 후배들을 또 제가 만나기로 약속했더라”라며 “그래서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