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지역별 아파트값 격차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 단지 밀집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일대 집값이 서울 평균 아파트값 변동률보다 두 배 이상 하락하면서 강남 등 핵심지역과 가격 격차가 확대됐다.
11일 부동산R114가 2023년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2022년 말 대비 2023년 아파트값 변동률은 -2.95%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1.45%)보다 더 큰 하락 폭이다.
집값 내림세는 주로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동북권과 서남권 외곽 지역에서 도드라졌다. 지역별로는 △도봉(-8.95%) △관악(-8.56%) △강북(-7.58%) △구로(-7.33%) △노원(-6.98%) 순으로 낙폭이 컸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이자 상환 부담에 급매물이 늘면서 하락 거래 비중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50년 주택담보대출,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대출 종료로 4분기 거래 위축과 매맷값 하락 폭이 다시 확대됐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고가시장은 이미 대출규제가 촘촘해 대출 요건이 강화되더라도 집값 변동률이 영향을 덜 받지만, 중저가 단지 밀집지역은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하면 매수세와 집값에 탄력적으로 반응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파구는 2022년 -7.62%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내린 지역이었지만, 지난해 빠른 가격 회복세를 보이며 유일하게 2.52% 상승 전환했다. 잠실 대표 아파트인 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등이 시세를 주도한 가운데 올림픽선수기자촌과 올림픽훼밀리타운,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의 안전진단 통과와 ‘2040 서울플랜’을 적용한 잠실주공5단지 등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가격 상승을 뒷받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락 폭이 컸던 동북 및 서남부 지역은 마포, 용산, 성동구, 강남 3구(서초ㆍ강남ㆍ송파구)와의 집값 격차가 2022년보다 심화했다. 중저가 밀집지역인 ‘노도강’ 평균 아파트값은 강남 3구 아파트 평균 매맷값과 차이가 2022년 16억7236만 원에서 2023년 16억9113만 원으로 확대됐다. ‘금관구’ 또한 강남 3구와의 집값 차이가 15억7116만 원에서 16억970만 원으로 늘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매수 관망세가 길어질수록 가격 하방 압력이 강해져 중저가 밀집 지역과 서울 핵심지와의 가격 격차가 벌어진 상태가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