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연초 대비 4.33% 빠져…대형주 4.87%↓vs 소형주 0.59%↑
"펀더멘탈 요인에 의한 종목 선별 필요"
연초 대형주들의 ‘어닝쇼크’(실적부진)로 코스피 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빠진 가운데, 소형주들은 선방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아직 소형주들의 실적이 발표되지 않아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54% 내린 7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 거래일인 2일에 장중 7만9800원까지 올라 ‘8만전자’를 바라보는 듯 했으나 이후 상승 동력을 잃어버리며 주가가 빠졌다.
주가가 빠진 이유는 역시 악화한 성적표(실적)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6조5000억 원 가량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5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0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 LG에너지솔루션도 10일 시장 기대치 이하의 성적표를 내놨다. 회사는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2.5% 늘어난 338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시장 기대치인 6302억 원을 절반가량 밑도는 실적이었다. LG전자도 8일 실적을 발표했는데 역시 시장 전망치인 6394억 원에 크게 못미친 수준인 312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시가총액 상위종목 실적부진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코스피 지수도 연초부터 4.33% 빠진 가운데, 시총 1위부터 100위까지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4.87% 내리면서 하락폭이 더 컸다. 반면, 시총 301위 이하로 구성된 소형주 지수는 오히려 0.59% 오르면서 지수 하락에 크게 영향받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소형주에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CPI 발표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자 시총 상위 대형주들의 낙폭이 확대됐다”고 봤다.
다만, 시장에선 아직 소형주들의 실적이 발표되지 않아 주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에선 대형주를 포함한 상장사의 전체 실적 전망을 하향세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2023년 코스피 전체 종목 영업이익이 173조8810억 원으로 2022년(212조8480억 원)에 비해 18.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월 말 이후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진행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면서 “실적발표 이후 펀더멘탈 요인에 의한 종목 선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