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전국손해보험 노동조합 산하 14개 단위 노조는 지난 5월 14일부터 6월 1일까지 상견례를 진행했다.
이번 손보 노조의 2009년 임단협의 주요 내용은 ▲임금요구율 3%+α(지부요구율) ▲전문통일, 유효기간, 구조조정 관련 노사합의 등 통일단체협약 마련을 위한 사항 요구 ▲교섭 방식 ▲교섭시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토대로 각 손보사 노조는 임금인상율 등의 요구안을 만들어 상견례를 통해 회사측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상견례를 시작한 그린손해보험은 2009년 임금요구율을 3%로 정했으나 지난주 노사가 동결안에 합의했다. 또 롯데손해보험과 보험개발원도 각각 3.5%, 3%+α를 요구했다.
서울보증은 4.9%, 제일화재 5%, 화보협회 5%, 코리안리 6%로 각각 정했으며 한화손보와 현대해상의 경우 7%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또 LIG손해보험은 10%로 손보사 중 가장 많은 인상분을 요구하기로 결정, 오는 4일부터 실무교섭에 들어간다.
하지만 손보사 노조의 요구안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난해 금융위기로 회사 경영 실적이 나빠져 각 보험사들이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삼성화재를 제외하고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LIG손보 등 상위 보험사들의 2008년 회기 영업이익은 4946억5104만원으로 전년도 8592억2664만원보다 3645억7559만원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손보사 14곳 중 메리츠화재와 보험연수원은 임금 동결을 결정했다. 이 중 메리츠화재의 임금 동결은 지난 1월 노사간 무교섭 합의를 통해 이미 동결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임금요구안과 상견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손보협회의 경우 임금 동결로 가닥을 잡고 마무리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실무교섭을 시작해봐야 알겠지만 보험사들이 직원들의 임금 인상 요구안에 그리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며 "어떤 근거로 임금요구안을 결정했는지 회사측에서 꼼꼼히 살펴본 뒤 교섭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명보험업계도 임금 교섭을 시작해 AIA생명 노조가 실무교섭을 통해 임금인상안 7%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동결을 제시, 임단협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였다. 또 교보생명 노조도 지난 1일 사측과의 상견례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