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악몽]5대 은행 닷새 만에 손실액만 1067억…2월 만기액 1월 두 배

입력 2024-0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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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1-1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만기도래하는 원금 2105억 원의 절반
일부 상품은 최고손실률 52.1%
2월 만기 ELS 규모 1월의 2배

상반기 10조 원 규모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연초부터 주요 시중은행에서 1000억 원 규모의 손실이 확정됐다. 원금의 절반은 손실로 돌아섰다. 판매가 집중된 2021년에 비해 홍콩 증시가 급락,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H지수가 폭등하지 않는 한 상반기 원금 투자금의 반토막인 5조 원에 이르는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첫 손실이 확정된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 만에 1067억 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이 기간 만기 도래한 원금은 약 2105억 원이며 1038억 원만 상환된 만큼 전체 손실률은 50.7%(손실액 10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일부 상품의 경우 최고 손실률이 52.1%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 확정된 손실액 82억 원까지 합칠 경우 관련 상품 원금 손실액은 5대 은행에서만 6개월여 새 1149억 원에 이른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데, 통상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주고,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 통상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홍콩 H지수 기초 ELS는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하며, 변동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홍콩H지수 ELS에서 줄줄이 원금 손실이 난 것은 상품이 판매된 2021년 이후 홍콩H지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고점이던 2021년에 판매된 상품 만기가 속속 도래할 예정이어서 향후 손실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월 만기 도래하는 홍콩 H지수 기초 ELS 규모는 1월의 두 배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H지수는 1월부터 급등한 뒤 2월 초 잠시 숨을 고르다가 중순에 최고 1만2271.60을 기록했다. 최근 5500선을 오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고점 대비 세전 55%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1년 상반기 발행된 홍콩 H지수 관련 ELS의 만기 대상 금액은 1월에 9172억 원, 2월 1조6586억 원, 3월 1조8170억 원”이라면서 “최근 홍콩 H지수는 5500포인트 수준으로 2021년 1월 평균가인 1만1339포인트의 50% 정도 돼 대부분 원금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H지수 기초 ELS 총판매 잔액이 19조3000억 원으로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4000억 원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분기별로는 올해 1분기 3조9000억 원, 2분기 6조3000억 원으로 올해 상반기(10조2000억 원)에 만기가 집중돼있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통상 ‘녹인(knock-in)’형은 녹인 발생시 최종 상환 기준선(통상 70%), 녹인 미발생 시 녹인기준(통상 50%)을 넘어야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노 녹인(No Knock-in)형’은 65% 정도가 수익상환 기준선이다.

결국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가 2021년 상반기의 65∼70% 수준은 돼야 원금손실을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반기에도 현재 홍콩H지수 수준이 계속될 경우 5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관련 ELS의 원금 손실 규모는 5조 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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