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兆 잠수함 잡아라”…캐나다ㆍ폴란드ㆍ필리핀 수주전 ‘도전장’

입력 2024-01-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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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잠수함 시장 정조준
60兆 캐나다 사업 따내려면
‘팀 코리아’ 이뤄 도전해야
“수은법 개정 등 지원 절실”

▲손원일급 잠수함(KSS-Ⅱ).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손원일급 잠수함(KSS-Ⅱ).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K-방산이 바닷속까지 영역 확장을 꾀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캐나다, 폴란드, 필리핀 등 총 67조 원 규모 잠수함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캐나다 해군은 퇴역을 앞둔 노후 잠수함 교체를 위해 3000톤(t)급 디젤 잠수함 12척을 발주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만 60조 원에 달하며 계약자 선정은 이르면 2026년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연방조달청 등 잠수함 실사단이 지난해 5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해군 잠수함사령부 등을 견학했다. 실사단은 방한에 앞서 일본도 들려 미츠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해상자위대 등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는 요구 제원으로 △공기불요추진체계(AIP) △장거리 잠항능력 △미군 장비와의 호환성과 후속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 사업은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지만, 현지 중소기업 및 원주민 기업과의 협력 등 까다롭고 다양한 교역 조건 절충이 필요하다. 업계는 국가적으로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가 대항전 성격으로 팀을 꾸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은 미쓰비시와 가와사키중공업이 일찌감치 한 팀을 꾸려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이 밖에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페인 등 잠수함 명가(名家)가 입맛을 다시고 있다.

폴란드는 ‘오르카(ORKA) 프로젝트’로 알려진 3000톤 급 디젤 잠수함 4척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 규모는 4조 원대로 △30일 이상 작전 지속 능력 △200m 이상 잠항 △어뢰ㆍ기뢰 무장과 지상ㆍ해상ㆍ수중 목표물 타격 능력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한화오션은 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화오션은 11일 영국 밥콕 인터내셔널 관계자들에게 최첨단 연구 설비들과 잠수함 관련 기술 경쟁력을 소개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와 폴란드 잠수함 도입 사업에 장보고-Ⅲ급 잠수함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밥콕 인터내셔널과 협업하고 있다.

필리핀도 잠수함 2척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요구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업 규모는 약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필리핀은 잠수함을 운용한 적이 없지만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놓고 갈등이 심화하면서 잠수함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에 함정을 수출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사업에서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해군의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호위함 6척과 초계함 12척을 확보하는 ‘호라이즌(Horizon) 사업’을 추진하면서 HD현대중공업에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OPV)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발주했다.

K-방산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수출에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업계에 따르면 향후 10년 간 전 세계 잠수함과 수상함 시장 규모는 325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이 커지면서 방산 수출도 빛을 보고 있다”며 “사업들을 따내기 위해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 등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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