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매각 등 시정조치안 이행 조건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의 발목을 잡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양사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EU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면 미국,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만 남게 된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할 방침이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2일 소식통을 인용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유럽연합의 반독점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1월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에 아시아나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 유럽 4개 도시 노선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 등 시정조치안을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반납되는 노선은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노선으로 티웨이항공이 운수권을 넘겨받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EU 경쟁당국은 합병 관련 심사결과를 담은 결정문 초안을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문 초안이 작성되면 유관 총국 의견 수렴, 27개 회원국 경쟁당국 자문 등을 거쳐 집행위원단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게 된다.
EU 경쟁당국은 이 시정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공식 발표는 심사 마감 기한이 2월 14일인 만큼 이르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EU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미국, 일본의 승인이 남는다. 이들 중 한 국가라도 양사의 결합을 허가하지 않으면 합병은 무산된다.
2020년 11월부터 이어져 온 양사 합병 문제는 EU 경쟁당국의 승인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EU는 지난해 5월 양사 합병 시 합병 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표하며 난관에 부딪혔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통해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을 가결했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을 골자로 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아시아나 화물사업 부문 인수전에는 현재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제주항공 등이 인수의향서(LOI)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