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침체·원가 상승 탓에…건설사, 절반 이상 영업이익 뒷걸음

입력 2024-01-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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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건설사 둘 중 하나 이상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국내 주택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원가부담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기관이 3곳 이상인 상장 건설사 12개 중 7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건설사별로 보면 코오롱글로벌의 영업이익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2022년보다 63.8% 줄어든 603억 원이다. 금호건설도 559억 원에서 224억 원으로 60%가량 축소가 예상된다.

자이에스앤디와 DL이앤씨는 영업이익이 각각 30% 안팎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자이에스앤디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355억 원이고 DL이앤씨는 3529억 원이다. HL D&I와 아이에스동서는 각각 16.3%, 10.6% 줄어든 441억 원, 308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2022년 554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GS건설은 1202억 원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국내 주택·건축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곳들이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악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매출 80%는 국내 건설 부문에서 발생했다. 금호건설은 매출의 75.3%가 건축·주택·개발, 자이에스앤디는 매출의 77%가량이 국내 건축·주택에서 나왔다. DL이앤씨와 HL D&I, 아이에스동서도 주택·건축 비중이 60% 이상이다. GS건설은 국내 주택 비중이 높기도 하지만 검단 아파트 관련 일회성 비용 영향도 컸다.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공사원가 부담이 커진 것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KICT)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153.37로 잠정 집계됐다. 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152.54로 전년 동기보다 3.32%, 비주거용건물은 151.81로 2.91%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1월만 해도 120.2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올랐다. 작년 11월 지수를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7% 넘게 상승했다. 이런 요인이 반영되면서 국내 주요 건설사의 주택부문 원가율은 현재 90%대로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국내·주택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건설사들은 영업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6.2% 증가한 8403억 원으로 추정되고 삼성엔지니어링은 같은 기간 32.2% 늘어난 929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영업이익 예상치는 16.5% 증가한 2조9453억 원이다.

현대건설은 매출 중 국내 건축·주택 비중이 52% 정도이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주택건축이나 토목 없이 플랜트 사업만 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의 절반 정도는 해외에서 나온다.

국내 주택 비중이 70% 이상인 HDC현대산업개발도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전망인데 이는 광주 아파트 붕괴로 손실을 반영했던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보다 57.7% 증가한 1836억 원이다.

건설사의 실적은 현재 시장의 예상보다 더 나쁠 수도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발 유동성 악화 리스크가 두드러지고 있어 작년 4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보수적인 비용설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보수적인 충당금 설정 또는 현장 원가 재점검에 따른 비용이 반영되면 경상적으로 추정된 이익을 전반적으로 밑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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