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면에 나선 제약업계 2·3세들의 숙제는

입력 2009-06-03 11:01 수정 2009-06-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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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다국적제약사 국내진출 등 높은 파도 헤쳐나가야

국내 제약업계에 2ㆍ3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약산업의 글로벌화 추세속에 2ㆍ3세들이 경영전면에 나서 창업주의 성공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종근당, 보령제약, 일양약품 등이 대표적인 2세 경영기업들이며 동아제약, 중외제약, 동화약품 등이 최근 3세 경영체제로 접어들었다. 이외에 한미약품과 광동제약 등은 2세 경영 구축에 한발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기업의 2,3세 경영인들은 향후 국내 제약산업에 불어 닥칠 FTA와 다국적제약사들의 국내진출강화로 인해 창업주 때보다 경영환경이 더 불리하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2세 경영인-한미, 대웅, 종근당, 보령, 광동, 일양

한미약품은 지난 3월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사회 의장)인 임종윤(37)씨를 한미약품 사장에 임명하면서 기존 임선민 대표이사 사장(영업총괄) 및 장안수 대표이사 사장(마케팅·개발총괄)의 투톱체제에서 3각 편대로 경영진을 새로 구성했다.

보스턴 칼리지를 졸업한 임 사장은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한 후 2004년 북경한미약품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후 부총경리(부사장), 총경리(사장)를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아왔고 지난 5년간 북경한미약품 평균 성장률을 약 40% 끌어올리는 등 경영능력도 인정받았다.

한미약품은 임 사장에게 회사의 미래 신사업 및 성장동력을 구상하는 중책인 BD(Business Development)총괄업무를 부여함으로서 경영권 승계를 구체화하고 있는 중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4월 창업주 윤영환 회장의 3남인 윤재승 부회장이 기존 경영에서 물러나고 차남인 윤재훈 대웅상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새롭게 영입했다.

신임 윤 부회장은 미국 덴버대 경영학과와 동대학원 MBA 출신으로 1992년 기획실장으로 대웅제약에 입사해 경영관리,영업총괄 등을 거쳤고 1996년 대웅상사와 1999년 한국 알피 쉐러 대표이사 사장을 잇달아 맡아 두 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전 부회장이었던 동생 윤재승씨는 지주회사인 (주)대웅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반에 걸친 기업문화 강화, 신규사업 프로젝트, 해외사업 등을 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4년 취임한 종근당 이장한 회장(57)은 창업주인 고 이종근 회장의 장남으로 한양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주리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한국로슈와 한국롱프랑로라제약에서 상무이사와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쌓았다.

이 회장은 CEO 취임직후 중앙연구소를 종합연구소로 확대 개편하고 국산신약 8호인 항암제 ‘캄토벨’개발을 진두지휘하는 등 연구개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997년과 99년 상장 제약사 최초로 '5천만불 수출의 탑' 과 ‘7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의약품의 해외수출에도 적극 노력해왔다. 지난해 매출은 3032억원,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20.3%, 22.5%가량 성장시키면서 경영능력을 확고히 인정받고 있다.

제약업계 경영인 중 유일한 여성 CEO인 보령제약 김은선 회장(51)은 창업주인 김승호 명예회장의 장녀이다. 올해 1월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실질적인 기업승계에 나선 김 회장은 카톨릭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2년 보령제약에 입사, 2001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서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보령제약이 올해 초 계열사인 보령메디앙스의 석면탈크사태로 인해 메디앙스 뿐만 아니라 보령제약에도 악영향을 미친 만큼 회장 취임후 첫 1년간의 난국을 어떻게 헤쳐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광동제약 창업자 최수부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05년 CEO에 오른 최성원 사장(40)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사장 승진 전까지 마케팅본부장을 맡아왔다.

최사장은 취임직후부터 오늘날의 광동제약을 만든 1등 공신인 비타 500의 모델까지 직접 챙기는 등 젊은 경영인답게 젊은 소비자층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어 청소년층을 주요 소비층으로 흡수하는데 적지 않은 일조를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2761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10.23%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29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2%가 하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일양약품의 창업주 정형식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도언(61)회장은 지난 2001년 취임후 14번째 국산신약인 항궤양제 ‘일라프라졸’의 개발과 현재 임상 막바지에 있는 백혈병치료신약 ‘IY5511'의 개발 등 신약개발을 선두에서 지휘하며 과거 영광 재현에 나섰다.

특히 일라프라졸이 최근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社를 통해 인도 및 인접 5개국에 원료 독점 공급계약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미국TAP(현 TPNA社)사가 진행중이던 일라프라졸의 특허권한을 이전받아 특허기간이 연장되는 등 호재가 많아 정회장의 경영능력이 그 어느 해보다 빛을 발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3세 경영인-동아제약, 중외제약, 동화약품

동아제약의 강정석 부사장(45)은 동아제약 창업자인 고 강중희 회장과 강신호 회장에 이어지는 3세 경영인이다.

강신호 회장의 4남인 강부사장은 1989년 동아제약 입사후 2005년 영업본부장(전무이사)을 거쳐 2007년부터 동아제약 대표이사 부사장에 취임했다.

현재 동아제약은 강정석 부사장(영업마케팅 총괄)과 김원배 사장(R&D 부문)의 투톱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강부사장은 동아제약이 지난해 7023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업계 최초로 연매출 7000억원을 돌파하는데 주요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고 당기순이익 433억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중외제약의 창업주인 고 이기석 회장의 손자이며 창업 2세인 이종호 회장의 장남인 이경하(46)부회장은 성균관대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미국 드레이크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지난 1986년 입사해 구매과장, 인천사업소장,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친 뒤 지난2001년 중외제약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현재는 회사 경영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최근 바이오기업인 크레아젠 홀딩스와 자회사인 중외신약 간 인수합병(M&A)를 이끌어 내는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면서 합성신약과 바이오기술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중외제약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376억원, 366억원을 기록, 취임이후 8년간 연속 흑자 경영을 달성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동화약품 2세인 윤광렬 전 회장의 장남인 윤도준 회장(57)은 제약업계 최초로 3세 회장 시대에 진입한 케이스다,

윤 회장은 취임한 직후부터 변화와 혁신을 내세우면서 국내제약사 중 최초로 원하는 출근시간을 정해서 출퇴근하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하고 회의실에 헤드테이블을 없애는 등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조직내부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난해 매출은 1886억원, 영업이익은 399억원을 기록, 전년에 비해 각각 8%, 19%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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