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찐골퍼’만 남자…패션 브랜드도 전열 재정비

입력 2024-01-16 06:00 수정 2024-01-2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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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타이틀리스트 시티투어밴. (사진제공=아쿠쉬네트)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타이틀리스트 시티투어밴. (사진제공=아쿠쉬네트)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특수를 누렸던 골프 브랜드들이 엔데믹 이후 성장이 꺾이면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프리미엄ㆍ고기능성 제품을 앞세워, 그야말로 ‘골프에 진심’인 마니아층을 적극 공략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BYN블랙야크그룹은 한국캘러웨이골프 출신 김익태 씨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사장은 1994년 삼신인터크루를 시작으로, 1999년 휠라코리아에 입사해 디아도라와 휠라 사업부장, 휠라코리아 총괄 기획본부장을 역임한 패션업계 베테랑으로 통한다. BYN블랙야크그룹은 이번 인사로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외에도 패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하고, 혁신적인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직전까지 골프 브랜드의 경영을 이끌었던 김 사장과 BYN블랙야크그룹의 골프 브랜드 ‘힐크릭’간의 시너지 효과도 주목된다. 힐크릭은 지난해 8월 프리미엄 라인 ‘헨리컬렉션’을 신규 론칭했다. 최근 골프 마니아들을 위주로 골프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언더아머 골프 매장 전경. (사진제공=베스트원SHC)
▲언더아머 골프 매장 전경. (사진제공=베스트원SHC)

베스트원SHC는 지난달 말 ‘언더아머 골프’ 론칭하며 골프 사업에 뛰어들었다. 베스트원SHC는 2022년 언더아머 글로벌로부터 골프 카테고리 단독 라이선스를 획득한 뒤 이달 26일 스타필드 수원에 132㎡(40평) 규모의 첫 번째 매장을 낼 예정이다. 두 번째 매장은 강남구 압구정에 있는 기존 언더아머 매장 2층에 입점한다. 언더아머 골프는 백화점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10개씩 총 20개 매장을 오픈해 점포망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언더아머 골프는 언더아머 코리아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강도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언더아머의 브랜드 이미지를 골프 라인에 그대로 녹여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의류도 골프 성적을 높이는 하나의 장비’라는 점을 마케팅 전략으로 세우고 기능성에 초점을 제품들로 구성했다.

언더아머 골프 관계자는 “예쁘고 화려한 골프웨어가 아닌 기능성을 강조한 퍼포먼스 골프웨어로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며 “골프를 이제 막 접하는 소비층보다는 20~30대 남성 골프 마니아를 주 타깃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휠라홀딩스는 계열사인 아쿠쉬네트를 앞세워 국내 골프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를 전개하는 아쿠쉬네트는 최근 국내 골프 시장이 주춤한 만큼 올해 점포망 확대 등 외형적 성장보다는 골프 마니아층을 탄탄하게 지켜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같은 맥락으로 타이틀리스트는 지난해 5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991㎡(300평) 규모 시티투어밴(CITY TOUR VAN) 공간을 열었다. 시티투어밴에서는 고객들이 전문 교육을 받은 직원에게 스윙 자세를 점검받고, 다양한 클럽과 의류를 직접 체험한 뒤 즉석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니셜 및 로고 등을 새길 수 있는 커스텀 서비스와 골프화 클리닝 서비스도 제공한다. 소비자들에게 경험도를 높이면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다음달 출시되는 봄ㆍ여름 시즌 의류 역시 땀 배출ㆍ흡수력, 신축성 등 기능성을 높인 제품들로 채울 계획이다. 아쿠쉬네트 관계자는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는 디자인에 편승하며 트렌드를 쫒기보다는 4~5 시간 이어지는 라운딩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는 기능성 제품에 선보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골프가 안전한 스포츠로 인식되고,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환경적 요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MZ세대 등 신규 골퍼들의 유입 등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라면서 “다만 엔데믹 기점으로 조정기에 접어 든 뒤 업계는 충성도가 높은 기존 마니아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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