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이오와 압승에 떠는 서방 동맹들…각자도생 준비

입력 2024-01-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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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트럼프 재선 시 미국 퇴보, 캐나다 쉽지 않을 것”
벨기에 “미국 우선주의 또 온다면 유럽 더 자립해야”
독일 “이제 트럼프 복귀에 더 집중적으로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앳킨슨에서 연설하고 있다. 앳킨슨(미국)/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앳킨슨에서 연설하고 있다. 앳킨슨(미국)/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첫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승하자 서방 동맹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미 트럼프를 한 차례 겪어본 이들은 트럼프의 재선 시 자국에 불안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준비에 나서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몬트리올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트럼프 재선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와 내가 전혀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며 “처음도 쉽지 않았고 두 번째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4년간 미국은 환경 투자 측면에서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가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고자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막대한 기후 지출안을 포함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인들은 미래에 초점을 맞춘 낙관적인 국가와 분노를 표출하지만,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는 포퓰리즘 국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다시 당선된다면 이는 미국이 한 발 퇴보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캐나다도 2년 안에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기후변화에 맞서겠는가, 아니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분노만 하다가 퇴보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쥐스탱 트뤼도(왼쪽) 캐나다 총리와 알렉산더 더크로 벨기에 총리가 2021년 6월 15일 인사하고 있다. 푸어스(벨기에)/AP뉴시스
▲쥐스탱 트뤼도(왼쪽) 캐나다 총리와 알렉산더 더크로 벨기에 총리가 2021년 6월 15일 인사하고 있다. 푸어스(벨기에)/AP뉴시스
유럽에서도 트럼프의 재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알렉산더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유럽의회 연설에서 “2024년이 다시 우리에게 ‘미국 우선주의’를 가져온다면 유럽은 그 어느 때보다 스스로 해내야 한다”며 “우린 그러한 전망을 두려워해선 안 되고 주권을 갖고서 더 강해지고 자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2017년 트럼프의 첫 당선 후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유럽의 홀로서기를 강조한 연설과 유사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짚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과거 트럼프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일화를 공개하며 더크로 총리의 연설에 힘을 보탰다.

브르통 위원에 따르면 트럼프는 2020년 세계경제포럼 당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EU가 군사 공격을 받으면 미국은 EU를 도우러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죽었고 미국은 나토를 떠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보르베르트 뢰트겐 독일 하원 의원은 독일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이제 독일 정부는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이전보다 더 집중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도움 없이도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우리가 무기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의 자유는 여기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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