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당진항 예선 사업은 우리가 정한다"…물량 좌지우지 상록해운, 과징금 3.6억 원

입력 2024-01-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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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출항 관련 업무 70% 차지…신고자 보복 조치도 이뤄져

▲평택·당진항 내 부두시설 위치도.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평택·당진항 내 부두시설 위치도.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평택·당진항에서 높은 사업 점유율을 이용한 우월적 지위로 사업을 마음대로 배분하고 부당하게 수수료를 받은 상록해운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억6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해당 업체는 공정위에 신고가 들어가자 이를 취하하라고 압박한 사실도 확인됐다.

공정위는 평택·당진항의 해운대리점업체인 상록해운의 거래상지위남용 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61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상록해운은 해운 선사를 대리해 예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섭외 등 선박 입·출항 관련 업무를 하는 해운대리업체로 평택·당진항 송악 부두에서 점유율 7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예선은 선박을 끌어당기거나 밀어서 접안과 이안 등을 보조하는 선박이다.

먼저 상록해운은 이 같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예선 배정을 유리하게 조정했다. 상록해운은 자신과 예선전용사용계약을 체결한 8개 예선업체에게 2017년 5월부터 2021년 6월까지 4년 동안은 균등하게 예선물량을 배정했다. 하지만 2021년 7월부터 A 업체에 한해 물량을 급격히 감소시켰다. A 업체가 대형예선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선사업자 선정 공개 입찰에 참가신청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상록해운은 2017년 5월 체결한 예선전용사용계약서에 예선수수료 조항을 기재하지 않았지만 계약 기간, 계약 기간 종료 후에도 계약 예선업체에게 약 7억7000만 원의 예선수수료를 받았다. 상록해운은 대리점수수료을 해운선사들로부터 받고 있었기 때문에 관행에 어긋나는 수수료를 더 받은 셈이다.

이후 이 같은 사실이 공정위에 신고되자 2022년 8월에는 회의를 열고 신고를 취하하지 않으면 신고인에게 예선 배정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후 실제로 예선 배정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부당한 불이익제공 행위, 부당하게 경제상 이익을 강요 및 수취 등으로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특정 지역에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업체에게 불이익을 제공하거나 이익제공을 강요한 행위를 엄중 제재한 것"이라며 "지역사회에 영향이 큰 불공정거래사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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