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황제 다이먼의 경고…“미국 경제, 내년까지 금융·지정학적 위험 직면”

입력 2024-01-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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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연준 양적긴축 등 최대 위협으로 꼽아
“대규모 부양책 기억해야”…증시 낙관론 찬물
“트럼프, 나토·이민 등 중요한 문제서 옳았다”
“비트코인, 애완용 돌에 불과…관여하지 말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6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6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2년간 금융·지정학적 위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미국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현장에서 “올해와 내년 매우 ‘강력한 힘’들이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유럽·중동 정세 악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을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홍해에서의 테러리스트 활동, 양적긴축 문제가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 사람들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고 강조했다.

양적긴축이란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음으로써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금융시장의 돈이 마르면서 미국 경제에 실질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다이먼 CEO는 2022년에도 양적긴축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험 요소로 꼽으며 경제에 허리케인과 같은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는 가정은 실수”라며 시장 낙관론에도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강세장은 상황이 그저 좋다고만 느껴지는 작은 마약과 같다”며 “하지만 우리는 너무 많은 재정·통화 부양책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고로 나는 좀 더 신중한 편”이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최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 대회)에서 압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다이먼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단순히 그의 성격에만 매력을 느껴서 투표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의 재임 시절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한 적 있음에도 “한발 물러서 솔직히 말하자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이민 문제에서 어느 정도 옳았다”며 “경제를 꽤 잘 성장시켰고, 세금 개혁도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에 대해 말한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중국에 대한 비판은 일부 옳았다”며 “그가 이러한 중요한 문제에 대해 틀린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에게 투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펫 록(애완 돌)’에 불과하다며 비꼬았다. 펫 록은 과거 미국에서 출시된 상품으로, 종이 포장지에 둥근 돌을 넣어 선물용으로 잠시 인기를 끌다 사라졌다. 다이먼 CEO는 “미국은 자유 국가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투자할 권리를 옹호한다”면서도 “개인적인 조언은 관여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오랜 기간 가상자산과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는 작년 말에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유일한 실제 사용 사례는 범죄, 마약 밀매, 자금 세탁과 탈세를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실제로 있으며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우리가 실생활에서 돈과 데이터를 옮길 수 있는 기술이고 효율적”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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