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서 목돈 만들어준다는데 그들은 왜 외면하나[청년금융정책의 함정]

입력 2024-01-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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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1-2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20대 이하 소액대출 연체율 최다
불규칙한 소득에 채무상환 가시밭
사실상 돈모을 여력있는 자만 혜택
자산형성보다 부채해소 지원해야

정부가 2030세대에 집중한 금융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청년들은 외면하고 있다. 빚에 허덕이는 청년이 아닌 ‘돈 모을 여력이 되는 청년’에 맞춘 설계를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2030세대의 부채 문제가 심각한 만큼 정부는 자산형성을 얘기하기에 앞서 빚에 허덕이는 청년층에 맞는 현실적인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는 지난해 6월 신청을 받기 시작한 이후 51만 명의 청년이 계좌를 개설했다. 이는 금융위가 지난해 목표치로 제시한 306만 명의 약 17%에 불과한 수준이다. 가입을 신청하고, 계좌까지 개설한 청년은 지난해 말 기준 3만2000명으로, 7월 25만3000명보다 87% 가량 대폭 감소했다.

목표치에 미달하자 금융당국은 비과세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청년층 중장기 자산형성 지원책으로 내세운 청년도약계좌에 소득이 일정하지 않거나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 대한 고려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약계좌 가입 중간에 급전이 필요할 경우에 대한 지원책이 충분하지 않아서다.

이달 18일 열린 청년도약계좌 현장 의견수렴 회의에서도 이같은 점이 지적됐다. 청년희망적금 만기를 한 달 앞두고 청년도약계좌 가입을 고민 중이라는 A 씨(32)는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돈이 묶여 있는 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중도해지를 막기 위해 적금담보부대출을 제공하고 있지만, 금리가 일반신용대출보다 높아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이 같은 지적의 배경에는 청년들의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2030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50만~100만 원 수준의 소액조차 갚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20대 이하 소액생계비대출의 연체율은 15.5%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20~30대의 연체율은 같은 기간 28.2%로, 9월 말(21%), 10월(24.3%)보다 상승했다. 소액생계비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 원까지 당일 대출해주는 제도다.

‘청년’은 올해 금융당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금융교육 역시 ‘2030세대’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청년 부채 문제가 심각한 만큼 그 방향성이 자산형성에만 쏠리지 않아야 하고, 부채 문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특히 청년 세대의 과도한 부채는 현재의 삶뿐만 아니라 미래의 기회를 제한할 수 있기에 관리가 시급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청년 미래의 삶을 위한 자산실태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에게, 미래의 삶을 준비할 수 있는 교육이나 직업 훈련 같은 자립 지원 프로그램을 별도로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와 금융회사가 다양한 교육 보조금, 인센티브 지급을 통해 청년들이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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