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동안 18조 모인 공모주…증시 불황 속 IPO는 흥행 행진

입력 2024-01-2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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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며 증시 자금이 유출되는 가운데, 공모주 시장에는 3일간 18조 원이 투입되는 등 흥행 가도를 달리며 상반된 분위기를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6~17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우진엔텍과 HB인베스트먼트는 각각 2707.18대1, 892.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은 3조6946억 원, 2조5290억 원이 동원됐다.

17~18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현대힘스와 포스뱅크도 청약경쟁률 1231.20대 1, 699.04대 1을 기록하며 청약증거금 9조7800억 원, 2조3600억 원이 몰렸다.

기업공개(IPO)에 나선 4개 기업이 모두 흥행을 거두면서 공모주 시장에는 3일 동안에만 18조3636억 원이 몰렸다.

4개 기업 모두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면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책정했다.

IPO 시장이 순항 중인 것과는 반대로 증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6.87%. 코스닥 지수는 2.76%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 초 증시예비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59조4949억 원이었으나 18일 49조592억으로 10조4357억 원 감소했다.

증시 상황이 녹록지 않자 투자자들이 공모주 등으로 투자자자금을 돌리는 흐름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IPO는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1~17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이닉스는 기관 경쟁률 670.60대 1로 공모가를 희망가를 넘어서는 1만4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닉스는 23~24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후 코스닥 상장 예정이다.

다만, 중소형 IPO의 연이은 흥행보다는 ‘대어’급 IPO 성적이 올해 IPO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새해 첫 대어로 꼽히던 에이피알은 이달 중 기관 수요예측, 다음 달 일반청약을 진행한 후 상장 예정이었으나 증권신고서 수정에 따른 효력발생일 변경으로 IPO 일정이 뒤로 미뤄지게 됐다.

올해는 작년과 재작년 IPO를 철회한 기업들이 적체돼있어 재도전하는 대어급 IPO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증시의 반등과 함께 IPO 시장의 높아진 관심으로 그간 상장을 미뤄두었던 대어급 기업들의 신규상장이 올해부터 되살아날 전망”이라며 “올해 공모규모는 큰 폭의 증가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는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철회, 컬리와 케이뱅크의 공모 철회 등 IPO 진행 중 중도하차한 것이 아쉬운 소식이었다. 2022년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의 상장 철회와 현대오일뱅크의 공모철회까지 돌아보면 지난해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안정화 됐다고 보는 것도 맞다”며 “2024년 재도전 기업들과 함께 대어급 기업들의 부활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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