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대만 ‘커윈저의 선전’에서 배울 점

입력 2024-01-23 05:00 수정 2024-01-2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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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만에서 치러진 제16대 총통·입법위원 선거에서는 제3후보 커윈저의 선전이 주목을 받았다. 커 후보는 당선자인 민진당 라이칭더(40.1%)와 2위 국민당 허우요이(33.49%) 후보에 이어 26.4%의 득표율을 거뒀다. 대만 총통 선거에서 제3후보가 얻은 역대 최대 득표율이다.

입법위원 선거에서도 민진당(51석)과 국민당(52석)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커윈저가 소속된 민중당(8석)의 협조는 필수가 됐다. 커윈저와 민중당의 선전에는 무엇이 작용했을까. 바로 ‘민생 집중’이다.

지난해 1%대 경제성장률에 그친 대만 국민들이 택한 건 ‘민생 경제 대안’을 제시하는 제3당이었던 셈이다. 중국와 미국 사이에 낀 안보 문제에만 집중하는 양당 사이에서 치솟는 주택값과 일자리 대안, 저임금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커윈저와 민중당이 선택을 받았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도 마찬가지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대로 예상되고, 0%대 성장률 전망까지 나온다. 기후위기 대응, 신기술 경쟁 속에서 국회가 입법적으로, 정책적으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시민들이 보기에 “국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인 듯하다.

대화와 협상은 사라진 지 오래라는 말은 익숙하다. 그 사이를 입법 독주와 재의요구권(거부권)이 채운 것도 새롭지 않다. 지금도 야당은 당대표 피습과 관련한 테러 문제에 빠진 모습이고, 여당에선 용산과 여당 간 갈등이 가장 ‘핫이슈’다.

한 30대 직장인 A씨는 기자에게 “여당의 승리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유는 “뭐라도 했으면 좋겠다”이다. 거대 야당에 가로막혀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일 바에는 뭐라도 할 수 있게 만들었으면 한다는 거다.

이상한 말도 아니다. 야당에서는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야당이기 때문에 실행의 관건은 여당의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말을 하니 말이다. 최근 여야 양측에서 모두 저출생 정책을 발표했다. 양당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공약도 적지 않다. 이참에 양당 모두 커윈저의 선전에서 한 수 배우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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