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방통위원 알박기 대신 ‘늘공’ 몫 되살려야

입력 2024-01-24 05:00 수정 2024-01-3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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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에는 방송통신 분야 전문성과 내부 조직력을 갖춘 공무원 출신 상임위원 몫이 한 자리 있었다. 규제 기구인 방통위가 통신, 플랫폼 등 전문적인 ICT 분야 정책을 마련하고 기업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통위 초기에는 5인의 상임위원 중 한 명을 방통위나 관련 부처 출신으로 앉혔다. 형태근 상임위원을 시작으로 신용섭 상임위원, 김대희 상임위원, 이기주 상임위원, 김용수 상임위원이 명맥을 유지했지만 어느새 정치인 출신들이 대거 내려오면서 공무원 출신 상임위원 자리가 사라진 지 오래다.

방통위가 방송의 영업정지나 허가 취소 등의 막강한 규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각 당의 입맛에 맞는 정치권 인사를 꽂아 넣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2인 체제 식물 위원회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위원장을 포함 5인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과 상임위원 1인을 대통령이 지명하고 나머지 3인은 국회가 추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후임 인선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하지 못하면 4월 총선 이후로 넘어가게 된다. 방통위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5인 체제를 구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일 년 동안 수장이 세 차례 교체되는 부침을 겪는 동안 방통위는 사실상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피했다. 이에 6기 방통위가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정책과 현안이 산적해 있다. YTN 최대 주주 변경 승인 문제, KBS 2TV와 SBS 등 방송사 재허가, 가짜뉴스 대책, 구글·애플 등 인앱결제 강제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이 대표적이다.

김홍일호 방통위에 필요한 상임위원은 방통위를 국회 축소판으로 만들 정치권 인사가 아닌 방송통신 전문성이 부족한 김 위원장을 보완할 수있는 내부 출신 인사다. 정권이 바뀌어도 그립감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공무원 출신 상임위원 자리가 부활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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