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향” vs “자문 구해”…‘고려거란전쟁’ 원작자와 제작진의 진실공방

입력 2024-01-2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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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사진제공=KBS)
KBS2 ‘고려거란전쟁’을 두고 원작자와 제작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KBS2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은 17, 18화 방송 이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방송에서 군현제를 놓고 강감찬과 대립하던 현종이 분노를 삭이지 못해 말을 몰다 낙마 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며 논란에 휩싸였다. 이를 두고 ‘마통사고’ ‘현쪽이’라는 말이 나오는 등 이후 일부 시청자들은 현종의 캐릭터 표현과 역사 고증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를 두고 원작자인 길승수 작가는 SNS에 현종의 낙마 장면에 대해 “원작에 없다”며 “현종의 캐릭터를 제작진에 잘 설명해 줬는데 결국 대본 작가가 본인이 마음대로 쓰다가 이 사달이 났다.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대본 작가 문제가 생각보다 더 크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드라마 작가와 PD가 반박 입장을 내놓고 원작자가 다시 대응하면서 갈등이 이어졌고, 자문을 두고 진실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고려거란전쟁’ 측은 23일 “2020년 하반기 대하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던 전우성 감독의 기획에서 시작됐다”라며 “전우성 감독은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당대에 유효한 시사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찾던 중 11세기 초 고려와 거란과의 전쟁 시기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2년 상반기 판권 획득 및 자문 계약을 맺고 이후 전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쟁 장면 및 전투 장면의 디테일을 소설 ‘고려거란전기’에서 참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해 하반기, 이정우 작가가 ‘고려거란전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며 대본 집필에 돌입했다. 이 작가는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검토한 후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전 감독 역시 이 작가의 의견에 공감했다”며 “이것이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게 된 연유”라고 부연했다.

또 제작진은 “전 감독은 조경란 박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자문팀을 꾸렸다”며 “이 작가는 1회부터 줄거리 및 신별 디테일까지 자문팀의 의견을 수렴해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원작자 길승수 작가의 “자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하지만 길 작가는 KBS 입장에 다시 한번 목소리를 냈다. “KBS에서 해명 보도를 냈더라. 웃기지도 않는다”며 “전 감독이 먼저 내부적인 진행 상황을 공개했으니, 나도 이제는 부담 없이 공개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2022년 6월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내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었다.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돼 현종과 대립하며 침공도 불러들이는 스토리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화들짝 놀라 전작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 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됐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원정왕후를 통해 살아남았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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