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에 ‘치질’ 환자 급증…‘온수 좌욕’ 예방에 도움 [e건강~쏙]

입력 2024-01-2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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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 좋지 않아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스트레스, 과음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늘면서 치질 환자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 미세한 혈관과 조직들이 다수 모여 있는 항문질환 내원 환자 수도 늘어난다.

치질은 항문 주변의 혈관과 결합 조직이 덩어리를 이뤄 돌출되거나 출혈하는 증상을 통칭한다. 항문이 찢어져서 출혈과 통증이 발생하는 ‘치열’, 항문선 안쪽부터 피부 밖으로 구멍이 생겨 고름이나 분비물이 나오는 ‘치루’, 항문 주변 혈관이 늘어져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치핵’으로 나뉜다. 이중 가장 발병률이 높은 건 치핵으로 약 70%를 차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치질(치핵) 환자 수는 63만 명으로 전 국민의 1.2%가 앓는 셈이다. 50대 환자가 21.7%, 40대 21.3%, 30대 18.2% 순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한 인구에서 많이 발병한다. 잘못된 생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고, 증상도 쉽게 호전되지 않는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고 불규칙한 식사에 운동 부족까지 겹치며 치질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변비나 설사 등으로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거나, 장시간 변기에 앉아 있다면 혈관의 압력이 증가해 치질을 부추기게 된다.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생활을 많이 해도 항문 주위 혈관을 자극해 항문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나친 음주나 육식 위주의 식습관도 줄여야 한다. 알코올은 항문 혈관을 붓게 하고, 기름기가 많은 육류의 경우 대장 운동을 방해해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을 늘려 불필요한 항문 자극을 유발한다.

치료는 증상 및 진행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건 아니다. 치핵은 증상에 따라 1~4기로 구분되는데 1~2기에는 약물치료나 관리를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3기 이상의 경우에서는 상태에 따라 수술을 권장하기도 한다. 치핵 수술은 국내에서 백내장, 일반 척추 수술에 이어 가장 많이 하는 수술 3위다.

특히 좌욕이 도움 된다. 항문을 포함한 엉덩이 부분을 따뜻한 물에 담그는 좌욕은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을 줘 항문질환에 예방 및 관리에 탁월하다. 따뜻한 물로 좌욕하게 되면 항문 조임근이 이완돼 항문압이 낮아지고, 괄약근 주변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항문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닦아내지 못한 분비물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어 위생적이다.

치질 등 항문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스마트폰이나 신문을 보며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없애야 한다. 배변 시간은 5분 이내로 제한하는 게 좋다. 배변 시간이 길어지면 항문 쪽 혈관의 압력이 올라갈 수 있어서다. 또한, 충분한 수분과 섬유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 된다. 평상시 과일이나 채소, 해조류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변비나 설사 등의 발병을 낮출 수 있다.

이원석 가천대 길병원 외과 교수는 “변비와 치질이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으므로, 변비 예방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고, 야채 등 고섬유질 음식을 섭취하는 게 치질 예방에 도움 된다”며 “화장실에서 신문을 읽거나, 핸드폰을 보게 되면 오래 앉아 있는 버릇이 생길 수 있다. 오래 앉아서 힘을 주게 되면 압력 때문에 치질을 유발할 수 있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게 되면 직장의 압력을 낮출 수 있어 혈관이 늘어난 것을 줄일 수 있다. 부었던 혈관이 가라앉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서 “항문 쪽에서 출혈이 있거나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조언을 구해야 한다. 직장암이나 항문암의 가능성도 있으니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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