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이원석 검찰총장 “범죄 발생後 처벌보다 ‘예방’이 우선”

입력 2024-01-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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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은행聯,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범죄 대응 강화’ 업무협약

“은행연합회와 협력하면 금융사기범죄 예방에 큰 도움”

보이스피싱 사기이용계좌만 ‘지급정지’ 제도 도입
대검, 온라인도박‧마약거래 계좌도 지급정지 추진
금융위‧금감원‧연합회 등 유관기관과 논의진행 중
2021년 피해액 7744억…작년 3916억 ‘반토막’ 성과

보이스피싱과 같은 민생침해 범죄가 발생한 연후에 형사처벌하는 것보다 금융권과 협력해 사전에 범죄를 막아 피해를 예방하고 확산을 차단하는 일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장과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 대응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 이원석(오른쪽) 검찰총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장과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 대응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검찰청)
▲ 이원석(오른쪽) 검찰총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장과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 대응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검찰청)

이 총장은 이 자리에서 “2021년 11월에도 보이스피싱 범행중단 개선책으로 검찰과 은행연합회가 합동해 은행자동화기기(ATM)를 통한 무매체 입금 거래 시 ‘보이스피싱 가담자 대상 경고 메시지’가 화면에 표시되도록 보완했다”고 양자 협업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은행연합회와 협력하면 (금융사기) 범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업무협약 주요 내용으로는 △검찰‧금융기관 간 민생침해 범죄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정보‧자료 공유 △범행 예방 및 차단을 위해 필요한 금융조치 도입 노력 △은행의 민생침해 범죄 대응 전담부서 활성화와 피해예방 교육 강화 등을 담고 있다.

현재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상 유일하게 보이스피싱 사기이용 계좌에만 ‘지급정지’ 제도가 도입돼 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나 수사기관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이 송금‧이체된 계좌에 관해 금융회사에 요청해 지급정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검찰청은 보이스피싱 이외에 온라인 불법도박, 마약거래 범죄 등에 사용되는 예금계좌를 지급정지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행연합회 등 유관기관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MOU 체결로 민생침해 범죄에 대한 민(民)‧관(官) 공조 토대가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기관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일환으로 수사기관과 협조해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에 공동 대응할 수 있고, 수사기관은 국민 재산권을 보다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 이원석(오른쪽 세번째) 검찰총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용병(왼쪽 세번째) 전국은행연합회장과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 대응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혜정 은행연합회 소비자보호부장, 이태훈 은행연합회 전무이사, 조용병 회장, 이원석 총장, 박영빈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 이태순 대검 조직범죄과장. (사진 제공 = 대검찰청)
▲ 이원석(오른쪽 세번째) 검찰총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용병(왼쪽 세번째) 전국은행연합회장과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 대응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혜정 은행연합회 소비자보호부장, 이태훈 은행연합회 전무이사, 조용병 회장, 이원석 총장, 박영빈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 이태순 대검 조직범죄과장. (사진 제공 = 대검찰청)

이태순 대검 조직범죄과장(부장검사)은 “조직화‧지능화‧첨단화된 민생침해 범죄에 대해 향후 수사기관의 단속과 처벌뿐 아니라 금융권의 범죄수단 차단 조치가 수반돼 피해예방 등 대응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과장은 박영빈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검사장)과 함께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이 총장을 수행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국내에서 2006년 처음 발생한 이래 그 피해가 꾸준히 증가하다 2017년부터 약 3년 동안 매년 50% 이상씩 대폭 증가, 2021년 피해금액이 7744억 원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2022년 7월 서울동부지검에 ‘보이스피싱범죄 정부 합동수사단’이 출범하는 등 범정부적 대응 결과 2022년도 피해액은 5438억 원으로 전년보다 30% 감소했다. 지난해 피해금액(2023년 11월 기준)은 39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 최고점인 2021년과 비교하면 2분의 1 가까이 축소되는 성과를 냈다.

조용병 회장은 “민생을 침해하는 범죄인 보이스피싱, 불법사금융, 온라인도박 근절 필요성에 깊이 공감한다”며 “은행권은 민생침해 범죄를 예방‧차단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은행연합회 측에서는 조 회장을 수행해 이태훈 전무이사와 박혜정 소비자보호부장이 동석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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