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역전’ 노리는 애플…아이폰 생성형 AI 도입 계획 가속화

AI 스타트업 인수·인재 채용·하드웨어 업데이트 등 역량 강화

▲중국 베이징 애플스토어에서 사람들이 아이폰을 살펴보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애플이 아이폰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하려는 계획을 가속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애플이 일련의 인수, 인재 채용, 하드웨어 업데이트 등을 통해 차세대 아이폰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먼저 AI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 가운데 조용히 AI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애플은 경쟁 기업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AI 신생기업을 인수해왔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애플이 2017년 초부터 사들인 스타트업의 개수가 총 21개에 달한다고 짚었다. 지난해에도 애플은 AI 기반 동영상 압축 기술을 제공하는 웨이브원을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AI 부문 인수 노력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몇몇 중요한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이라며 “AI 군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올해 상당한 규모의 AI 거래에 나서지 않는다면 충격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AI 관련 인재 채용 노력도 지속 중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의 AI 부문 채용 공고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딥 러닝’이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몇 초 만에 인간과 같은 텍스트, 오디오, 코드를 생성하는 생성형 AI 구동 알고리즘과 관련이 있는 분야다. 또 애플은 2018년 구글로부터 AI 전문가 존 지아난드레아를 영입하기도 했다.

애플의 특징은 이러한 AI 역량 강화 노력을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거대 기술 기업들이 최첨단 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동안에도 자사의 AI 계획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 이고르 야블로코프 프라이온 CEO는 “애플은 기술 융합이 이뤄져 그 기술을 가장 잘 적용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자체적으로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애플의 목표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AI 챗봇과 앱을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닌 휴대전화 자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LLM 크기를 줄여야 하며 고성능 프로세서도 필요하다.

애플은 매년 6월경 열리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최신 운영체제인 iOS18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 분석가들은 이 모바일 소프트웨어가 생성형 AI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며, 음성 인식 비서 시리에 LLM이 탑재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