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사, 5G 28㎓ 주파수 태생적인 한계…통신시장 메기 미지수

투자 대비 수익성 떨어진다는 지적도
해외 신규통신사업자들의 성공 사례도 드물어

▲25일 오전 28㎓ 대역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 관계자들이 5G 28㎓ 대역 주파수 경매 참가를 위해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에 들어서고 있다.왼쪽부터 세종텔레콤 이광모 입찰대리인,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 마이모바일 윤호상 입찰대리인. 연합뉴스

신규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을 위한 5세대(5G) 이동통신 28㎓ 주파수 대역 경매가 25일 시작됐다. 오랫동안 이동통신 3사로 굳어진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되는 정부 사업이지만, 주파수 특성 등 여러 가지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에 있는 아이티벤처타워에서 주파수 경매에 돌입했다. 경매에 참여하는 기업은 세종텔레콤과 (가칭)주식회사스테이지엑스, (가칭)주식회사마이모바일이다. 이날 경매장에 입장하기 전 3개사의 입찰대리인들은 모두 “준비한 대로 최선을 다해서 경매에 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신규사업자 도입을 두고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당장, 해당 주파수 특성상 막대한 막 구축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28㎓ 주파수 대역은 초고속·저지연 5G 서비스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장애물을 피해 멀리까지 도달하는 회절성이 약해 기지국을 많이 세워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정부가 주파수 할당 조건으로 향후 3년간 6000개 이상의 무선기지국 구축을 제시한 것을 감안하면, 신규사업자는 28㎓ 망 구축에 최소 3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통신 3사가 해당 주파수 할당을 포기한 이유도 투자 대비 수익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현재까지 당장 시판 중인 5G폰 중에서 28㎓ 주파수를 지원하는 휴대전화도 없어, 소비자들을 유인할 만한 28㎓ 특화 서비스 발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신규사업자의 도입을 위해 주파수 경매 최저가격을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인 742억 원으로 책정했으며, 기지국 의무 구축 수량도 기존의 40%인 6000대로 낮췄다. 여기에 신규 사업자의 사업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과 세액공제도 제공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자칫 신규사업자가 자신의 역량이 아닌 대규모 정부지원에 의지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도전장을 내민 3사 모두 자생적인 재정 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이통3사와 알뜰폰 업체를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과기정통부는 할당을 신청한 3개 법인 모두 국가자원인 주파수를 할당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자금 조달 계획이 아직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특히 세종텔레콤을 제외하고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은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상황이어서 이들의 재무적 역량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 통신 과점을 깨기 위해 출범시킨 신규통신사업자들의 성공 사례도 드물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안정상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일본이나 호주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다수 국가에서 신규 이동통신사업자(MNO)가 진입했으나 경영상 어려움으로 기존 사업자들과 인수·합병하며 사업자 수가 감소했다”면서 “성장기가 아닌 포화 시장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뒤따른다 해도 재정적 자생력이 확고하지 않으면 신규 사업자 진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모르는 것이 아닐 것”이라면서 “슬그머니 28㎓ 주파수 신규 사업자에 ‘제4이동통신사’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