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시니어 입맛 정조준...‘케어푸드 확대’ 잰걸음

입력 2024-02-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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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질환자용 균형영양식 뉴케어 ‘IBD’ 2종. (사진제공=대상웰라이프)
▲장질환자용 균형영양식 뉴케어 ‘IBD’ 2종. (사진제공=대상웰라이프)

우리나라가 사실상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현실화 하자, 식품기업들이 ‘케어푸드(Care food)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젊은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노년층은 가파르게 늘고 있어 앞다퉈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케어푸드란 그동안 ‘음식물 섭취와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식품’으로 통용되면서 고령친화식품, 메디푸드로 불려왔다. 그중 메디푸드는 ‘특수의료용도식품’으로 정의한다. ‘정상적으로 섭취, 소화, 흡수, 대사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거나 질병, 수술 등의 임상적 상태로 일반인과 생리적으로 다른 영양 요구량을 가진 사람의 식사를 대신할 목적으로 제조 가공된 식품’을 의미한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체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거나 조직 재정비를 거치며 케어푸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케어푸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주 타깃층인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사업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25년 1000만 명을 넘고 2050년에는 1891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관련 시장 규모 역시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 원에서 2025년에는 3조 원으로 지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대상 계열사인 대상웰라이프는 환자용 식품 브랜드 ‘뉴케어’를 앞세워 다양한 고령 친화식과 메디푸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뉴케어는 환자부터 일반 성인도 먹을 수 있는 제품들로 음료뿐만 아니라 식단형 식품, 간식류 등으로 제품군을 늘렸다. 특히 암, 당뇨 등 질환별로 특화된 제품군 인기를 끌고 있다. 당뇨 환자와 당 관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저당 제품인 뉴케어 '당플랜' 제품군은 내달 1억 팩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대형병원, 요양병원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B2B(기업간거래) 사업에 집중했지만, 뉴케어 제품을 경험해본 환자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에 힘입어 대상웰라이프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4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했다.

최근에는 중국을 무대로 첫 해외 시장 진출까지 꾀하고 있다. 대상웰라이프는 2022년 12월 중국 시노팜그룹의 자회사 시노팜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설립과 케어푸드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식 계약이 체결되면 올해 상반기 중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영유아 인구의 감소로 위기감이 커진 매일유업도 최근 케어푸드 사업를 키우며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매일유업 지주사 매일홀딩스는 작년 말 자회사인 의료영양 전문기업 엠디웰아이엔씨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엠디웰아이엔씨는 2007년 매일유업과 대웅제약이 지분을 각각 50%씩 나눠 설립한 합작회사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2월 해당 회사의 영업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단독으로 사업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메디컬 사업부 신설한 매일유업은 향후 케어푸드 제품군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당뇨 및 암환자를 위한 ‘디자인밀 식단형 식사관리식품’. (사진제공=풀무원)
▲당뇨 및 암환자를 위한 ‘디자인밀 식단형 식사관리식품’. (사진제공=풀무원)

풀무원은 2022년 론칭한 생애·생활주기 맞춤식단 구독 서비스 ‘디자인밀’을 운영하며 케어푸드 시장 공략에 나서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자인밀은 고령친화식, 칼로리 조절식, 질환관리식 등 개인 맞춤형 식단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언양식 불고기, 볶음밥 등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식단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디자인밀은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질환케어식과 고령친화식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 18%씩 늘었다.

올해부터는 당뇨 및 암 질환자를 위한 제품 리뉴얼에 나서며 기존 냉장 형태의 일일 배송 품목을 냉동식품으로 전환해 보관과 배송 편의성을 높였다. 일부 지역에 한정했던 배송 범위도 전국으로 넓혔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인 시장이지만 고령 인구가 급증하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식품회사들도 이런 흐름에 주목해 케어푸드에 대한 잠재성을 보고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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