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ㆍ경직성 지출 비중 총예산 80% 넘어…균형재정 위해 관리 체계 마련 필요

입력 2024-01-30 14:00 수정 2024-01-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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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량지출 구조조정 규모 120조 불과

▲의무·경직성 지출 비중 추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의무·경직성 지출 비중 추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매년 의무·경직성 지출이 80%를 넘는 상황에서 재량지출 구조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의무·경직성 지출을 관리하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노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재정 여력 확보를 위한 재정제도 혁신:의무·경직성 지출 관리체계 수립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통상적인 연간 예산편성 과정에서의 재량지출 중심의 지출 효율화 노력으로는 균형재정수지로의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2022년 예산 기준 의무지출은 305조7000억 원, 경직성 지출(인건비, 기본경비)은 45조8000억 원이다. 의무지출은 2013년 156조3000억 원에서 2022년까지 연평균 7.7% 증가했다. 반면 재량지출은 같은 기간 31조3000억 원에서 연평균 4.3% 증가했다. 경직성 지출도 같은 기간 연평균 4.6% 증가했다. 의무지출 증가율이 재량지출 증가율보다 높으므로 향후 의무지출 비중이 지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직성이 강한 재정지출을 사회보장성 재량지출, 인건비, 기본경비로 분류하면 2023년 예산 기준으로 각각 71조6000억 원, 42조3000억 원, 3조2000억 원으로 총 117조1000억 원으로 예산총액 638조7000억 원의 18.3%에 해당한다. 여기에 의무지출 340조3000억 원을 더하고 국방비 57조 원을 더하면 514조4000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80.5%에 달한다. 의무 및 경직성 재량지출은 연간 예산편성과정에서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

2024년 예산안 발표에서 재정당국은 지출 구조조정 실적을 언급하면서 구조조정이 가능한 재량지출 규모는 120조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도 재량지출 규모를 124조3000억 원으로 추정해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2020년 112조, 2021년 90조6000억 원, 2022년 117조 원 수준이고 2024년 예산안에서의 계획도 92조 원 수준임을 고려할 때 재량지출 만을 대상으로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해서는 균형재정으로의 복귀가 어렵다.

이에 보고서는 의무·경직성 지출의 구조조정을 견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총량통제가 있다. 의무성 지출의 총량을 통제하는 방식과 개인이 수혜할 수 있는 복지지출의 총량을 통제하는 것이다. 영국의 복지지출 상한과 복지수혜 상한 정책이 대표적이다. 또 총량 조정기제를 마련하는 방법으로 총량통제에 문제가 발생하면 총량에 대한 의사결정을 시작하도록 하고 신속화를 촉진한다.

또 지출 구조조정의 제도화는 주기적으로 의무성 지출에 대해 검토를 하는 방식과 의무지출을 포함한 지출 구조조정을 위한 지출검토를 제도화하는 방안이 있다. 전자는 우리나라에서 이미 기금·보조사업·조세지출의 존치 여부를 3년마다 평가하고 있다. 후자는 네덜란드에서 선거 직전에는 포괄적 지출 검토를 추진하고 연립정부의 임기 내에는 선별적으로 지출검토를 하고 있다.

보고서는 특정 계층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현금성 지원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복지지출의 총량 한도나 개인별 수혜 수준의 총량 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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