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날’…침묵의 장기 ‘간(肝)’ 건강 지키려면? [e건강~쏙]

입력 2024-02-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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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증상 거의 없는 ’간암‘, 건강검진 필수
주요 원인 B형간염, 비알콜성 지방간 적극 치료·관리 중요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肝)은 일반적으로 질환에 노출되더라도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간암도 다른 간 질환처럼 증상이 없어 초기 발견이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따라서 복부 팽만감, 체중 감소, 소화불량, 복통이나 황달, 복수 등이 나타나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이승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외과 교수는 “진단 환자 중 30% 정도만이 간 절제수술이나 간이식 같은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며 “간염, 지방간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예방하고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외과 교수는 “간염, 지방간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예방하고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승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외과 교수는 “간염, 지방간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예방하고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학교병원)

발생률 높고 생존율 낮은 간암…초기 증상 거의 없어

매년 2월 2일은 대한간암학회가 간암의 위험성과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7년 제정한 ‘간암의 날’이다.

간암의 초기 발견이 어려운 이유는 증상이 없어서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이 있을만큼 다른 질환과 다르게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이 교수는 “사실 간 조직이 30%만 돼도 기능에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이라며 “간암도 초기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완치율이 90%를 넘는데, 전이되지 않고 간기능 상태가 좋으면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간암의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은 높은 편이다. 실제로 중암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21년 전체 10대 암 발생 순위에서 간암 발생자 수는 1만5131명(5.5%)로 7위였다. 남성 간암 발생자 수는 1만1207명(7.8%)으로 5위, 여성은 3924명(2.9%)로 7위였다. 남성의 간암 환자 수가 여성의 약 2.9배에 달했다.

통계청의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전체 암 사망자는 8만2688명이었고, 10대 암 중 폐암(22.8%)에 이어 간암(12.4%)로 2위에 자리했다. 남성 암 사망자 5만922명 중 간암은 14.8%로 사망원인 2위였고, 여성은 8.6%로 4위였다.

특히 간암의 경우 생존율이 20년 전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다른 암에 비해 낮은 편이다. 국가암등록통계 자료를 보면 2001~2005년 간암의 5년 생존율은 20.6%(포인트)에서 2017년~2021년 18.7%p(포인트) 오른 39.3%였다. 이는 갑상선암 5년 생존율 100.1%, 전립선암 96.0%, 유방암 93.8%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다.

(출처=중암암등록본부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
(출처=중암암등록본부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

(출처=중암암등록본부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
(출처=중암암등록본부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

간암 가장 주요한 원인 간염과 지방간

간암의 가장 주요한 원인질환으로는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지방간이나 알코올성 간염 등이 있다. 이러한 원인질환만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한다면 간암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으며, 간암이 발생하더라고 조기 발견해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이승환 교수는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1년에 한번 간초음파와 종양 표지자 혈액검사(알파태아단백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관련 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 자주 검사해야 하고, 간경변증이 있다면 2~3개월에 한 번은 검사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간암으로 진단되면 간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크게 수술적 절제술과 고주파열치료나 간동맥화학색전술과 같은 비수술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진단을 통해 암의 진행정도를 파악하고, 암의 크기와 위치, 간기능 상태 등 종합적인 판단을 한 뒤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는다. 수술은 외과의사가, 비수술요법은 내과에서 진행한다.

이 교수는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에는 고주파열치료가 있다. 초기 암을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암의 위치가 혈관과 붙어있을 때는 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혈관에 의해 열을 빼앗겨 암조직을 괴사시킬 만큼 열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동맥화학색전술은 수술 대상이 아닌 진행암인 환자에게 시행한다. 완치가 아니라 암이 증식하는데 필요한 산소와 영양을 차단하고, 암을 괴사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간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는 물질로 혈류를 차단한다. 암을 선택적으로 괴사시키고, 정상 간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지만 암의 재발이 많다. 따라서 시술 후 반드시 추적검사를 해서 재발할 때마다 재시술을 한다.

(출처=중암암등록본부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
(출처=중암암등록본부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

수술적 절제술도 간기능 좋아야 가능

주로 간암 초기로 종양이 간 내에만 국한되어 있거나 간의 주변까지만 침범했을 때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환자의 건강상태와 간기능이 좋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 이 교수는 “수술적 절제술은 간암을 확실하게 제거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간기능이 좋지 않으면 시행하기 어렵다”면 “예컨대 간암 초기라고 해도 간경화로 인해 간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간이식만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교수에 따르면 간이식 수술은 초기 진행성 간암은 물론 간경화가 심해져 더 이상 내과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가장 이상적인 치료로 알려져 있다. 특히 건강한 사람 간 일부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은 복잡한 과정 없이 기증자만 나타나면 바로 가능하다. 다만 이 교수는 “진행이 많이 된 간암에서는 생체 간이식이 제한적이므로 간암의 경우 초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간암 수술 후 생활 관리

간암 수술 후에는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면 된다. 이승환 교수는 “수술 후유증 때문에 조금 피곤해 하시는 분도 계신데 평상시대로 생활하되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하지만 걷거나 가벼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다. 식사도 고루 잘 드시면 된다”고 당부했다.

수술로 체력이 떨어졌다고 보양식을 지나치게 많이 드시는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은 과잉섭취한 칼로리가 지방간을 만들 수 있으니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너무 고지방식이나 고탄수화물 식사는 피하고, 꾸준히 운동할 것을 추천한다.

이 교수는 “민간요법으로 간 기능을 해치는 분도 있다. 간은 해독기능을 하는 화학공장에 비유된다. 그러니 검증되지 않은 약초나 허브를 섭취해 간에 무리를 줘서는 안 된다. 또 약간의 술이라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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