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9부 능선’ 넘었다…EU·미국만 남아

입력 2024-01-31 15:52 수정 2024-01-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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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일본 공정취인위원회 기업결합 승인 획득
노선 슬롯 양도, 화물 부문 등 일부 시정조치
EU, 2월 중순 전 승인 내릴 듯…미국만 남아

▲인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모습. (연합뉴스)
▲인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모습. (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9부 능선을 넘었다. 사실상 승인이 유력한 유럽연합(EU)과 미국 두 곳에서만 승인을 받으면 양사의 기업 결합은 4년여 만에 완료된다.

대한항공은 31일 필수 신고국가인 일본 경쟁당국 ‘공정취인위원회(JFT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 결합 승인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현재까지 총 14개 국가(또는 지역) 중 12곳에서 승인을 받았다. 남은 곳은 EU, 미국 등 단 2곳이다.

일본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까지 결합할 경우 한-일노선에서 시장점유율이 증가해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들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결합할 항공사들의 운항이 중복되는 한-일 여객 노선 12개 중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5개 노선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서울 4개 노선(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과 부산 3개 노선(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에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를 비롯해 진입항공사(Remedy Taker)들이 해당 구간 운항을 위해 요청할 경우 슬롯을 일부 양도하기로 했다.

일본 경쟁당국은 한일 화물노선에 대해서도 경쟁제한 우려를 표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부문 매각 결정에 따라 ‘일본발 한국행 일부 노선에 대한 화물공급 사용계약 체결(BSA)’ 외에는 별다른 시정조치를 요구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이 현실화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날 일본의 승인을 받은 것은 물론 EU 역시 양사 결합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유럽연합의 반독점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은 산업에서 경쟁제한, 독과점, 환경 등에 대한 기준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엄격하다. 이로 인해 EU가 양사의 기업 결합에 긍정적이라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도 결합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EU의 승인을 확보하면 대한항공이 미국 관계 기관을 설득하기에도 유리해진다. EU의 양사 기업 결합 심사 마감 기한이 2월 14일인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결합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11월부터 이어져 온 양사 합병 문제는 일본의 승인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기점으로 EU,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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