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급격히 악화세로 접어들었던 우리 경제가 지난 1분기(1~3월) 다소 진정됐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09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1%포인트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4월 24일 발표한 1분기 실질 GDP 속보치와 동일하다.
한은은 이에 지난 1분기 실질 GDP 속보치 발표 이후 입수한 산업생산지수 및 서비스활동지수 3월분, 금융 기관 등의 분기 결산자료 등을 추가로 반영한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나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4.2%로 속보치에 비해 0.1%포인트 상향 조정됐지만 지난해 4분기 -3.4%에 이어 '역성장'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GDP가 전기대비 기준으로 미약하지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4분기 -5.1% 성장(전분기 대비)이라는 충격에서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석유화학과 전기전자기기가 증가했으나 금속제품, 일반기계, 운수장비 등의 부진으로 전기대비 3.4% 감소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이 증가로 전환되고 토목건설이 크게 늘어나 전기대비 5.9%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운수보관업 및 사업서비스의 감소 폭이 확대됐으나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의료보건업 등이 늘어나 전기 대비 0.3% 늘었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의 경우 주류 및 담배, 오락 등에 대한 소비지출의 감소 폭이 확대됐으나 의료, 보건, 통신 등에 대한 소비지출이 증가로 전환돼 전기 대비 0.4%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수장비에 대한 투자가 모두 부진한 영향으로 같은 기간 11.2% 급감했다. 그러나 내수는 정부소비와 건설 투자의 증가로 전분기 4.3% 감소에서 0.7% 증가로 전환됐다.
재화수출은 자동차와 기계류의 부진으로 전기 대비 3.4% 감소했고 재화수입도 금속제품, 전기전자기기 등을 중심으로 같은 기간 6.2% 줄어들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소득팀 과장은 "생산 측면에서는 제조업의 감소 폭이 축소된 가운데 건설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로 전환됐고 지출 측면에서는 설비투자의 부진이 이어졌으나, 민간 및 정부 소비와 건설투자 증가가 1분기 GDP의 플러스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국외순수취 요소소득이 전분기보다 줄어 전기 대비 0.6% 감소했다.
실질 GNI는 전분기에 비해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실이 소폭 축소됐으나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더 크게 줄어 같은 기간 0.2% 감소,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물가 지표인 GDP 디플레이터는 환율 급등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2.8%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