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립형이냐 연동형이냐…이재명 손에 달린 선거제

입력 2024-02-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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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이재명에 선거제 관련 당론 결정권 위임"
'전당원투표' 비판 의식한 듯…"연휴 전 결론"
지도부, '권역별 병립형' 가닥…李 공약파기는 부담

▲<YONHAP PHOTO-3382> 회의 참석한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위기관리TF 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2.2    hama@yna.co.kr/2024-02-02 14:26:13/<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YONHAP PHOTO-3382> 회의 참석한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위기관리TF 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2.2 hama@yna.co.kr/2024-02-02 14:26:13/<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4·10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선출 방식이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판단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지도부가 선거제 입장 결정권을 이 대표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지도부는 '권역별 병립형'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행 준연동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도 적지 않아 이 대표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강선우 대변인은 2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최고위에선 선거제와 관련한 허심탄회한 소통이 있었고, 당 입장을 정하는 권한을 이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괄적인 위임"이라며 "결정된 건 그것뿐이고 다음 절차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20대 총선까지 적용된 병립형(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배분) 회귀와 민주당 주도로 직전 총선부터 도입된 준연동형(지역구 의석이 정당 득표율에 비해 적으면 모자란 의석 50% 비례대표 배분) 유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 왔다.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 문턱을 낮추자는 취지로 도입된 준연동형은 '다당제·비례제 강화' 등 이 대표의 대선 공약과도 직결되지만, 거대정당의 비례 전문 위성정당 창당 시 무력화된다는 점에서 지도부를 중심으로 병립형 회귀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제 직전 총선에서 준연동형을 반대한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창당에 민주당도 합세하면서 비례 47석 중 무려 36석을 양당이 휩쓰는 결과가 초래됐다.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연동형 가능성을 대비해 위성정당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반면 민주당이 자체 위성정당 없이 군소 야당이 추진하는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여당에 비해 의석수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도부의 주된 고민 지점이다.

여야 명운이 달린 총선에서 군소 야당 등에 비례 의석을 나눠줬다가 자칫 원내 1당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민주당은 과반 제1당을 놓칠 수 없다"며 "지역구만으로 151석이 가능한가. 비례도 똑같은 1석"이라고 주장한 배경이다.

지도부 내에서는 전국을 3개 권역(수도권·중부권·남부권)으로 쪼개 병립형을 적용하는 '권역별 병립형'을 지지하는 멤버가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공약 파기라는 부담은 있지만, 남부권에 여야의 각 텃밭인 영·호남이 편입되기에 '지역주의 완화'라는 면피 요소도 있고 국민의힘도 수용 의지를 밝힌 안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 대표의 공약 이행과 야권 연대 등 명분을 이유로 연동형 유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앞서 민주당 의원 80여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에 "지역구 민주당, 비례 연합으로 연동형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민주개혁진보대연합을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80명은 당 전체 의석(164석)의 절반 규모다.

소속 의원은 물론 군소야당도 선거제 개편 논의의 주도권을 쥔 민주당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이 대표 등 지도부는 '전 당원 투표' 카드도 검토했다. 하지만 "무책임하다"는 당 안팎의 비판이 커지자 선거제 입장 결정권을 이 대표에게 넘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서 "전 당원 투표를 꼭 하겠다는 건 아니었고, 필요하면 하겠다고 해서 사무처에서 그 시스템을 점검한 것"이라며 "지도부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당원들의 힘을 빌려 떠넘기겠다는 것은 잘못된 말"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이 대표의 판단 여하에 따라 팽팽한 선거제 관련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결론은 이번 주말을 거쳐 설 연휴를 앞둔 다음 주 내로 나올 전망이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설은 넘지 않는다"며 "우리(최고위원)는 의견을 다 개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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