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40개→1년 40개…인삼 종자 생산 속도 4배 빨라진다

입력 2024-02-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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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체세포 씨눈 유도로 우수 종자 대량 증식 기술 개발

▲체세포배로 키운 인삼 모종 (자료제공=농촌진흥청)
▲체세포배로 키운 인삼 모종 (자료제공=농촌진흥청)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량도 많지 않아 씨앗을 얻기 힘든 인삼의 종자 생산 기간을 줄이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품종의 현장 보급이 빨라질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조직 배양체를 높여 인삼 종자 생산 기간을 단축하는 증식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인삼은 한 세대가 3~4년으로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얻을 때까지 3년 이상 걸리는 작물이다. 4년에 한 번 씨앗을 수확하는데 이때도 얻을 수 있는 씨앗은 40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1년에 10개의 씨앗을 얻는 것으로 증식 배율은 10배다. 벼와 비교하면 벼는 종자 1개에서 100알의 씨앗을 얻을 수 있어 증식 배율은 100배다.

농진청이 새로 개발한 기술은 종자를 대량으로 늘리는 조직배양과 조직 배양체의 적응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종자 생존율을 높여 신품종 보급에 필요한 생산 속도를 4배가량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종자 안의 떡잎을 유도 배지에 올린 후 체세포 씨눈(배)이 많이 생기게끔 한 뒤 이를 다시 성숙 배지에 옮겨 씨눈 발달을 도왔다. 그리고 씨눈이 정상적으로 트도록 발아 배지로 옮겨 수개월 만에 0.5g 내외의 조직배양 모종을 생산했다. 유도, 성숙, 발아 등 배양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과정별 최적 배지의 조건과 배양액을 확립한 것이 이번 기술의 핵심이다.

그 결과 식물체 1개에서 1년 만에 40개의 조직배양 모종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 모종은 흙에 옮겨 심었을 때도 생존율이 7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인삼 조직배양 과정 (자료제공=농촌진흥청)
▲인삼 조직배양 과정 (자료제공=농촌진흥청)

조직배양은 사과 등 영양번식 작물의 무병 묘목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기술로, 인삼과 같은 종자번식 작물에는 효율성이 떨어져 널리 적용되지 못했다. 특히 인삼의 경우에는 기존 조직배양으로 생산된 식물체를 흙으로 옮겨 심었을 때 생존율이 30%로 낮아 실제로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인삼은 2022년 기준 재배 면적이 약 1만5000㏊, 생산액은 약 8000억 원에 달하는 대표 약용작물이고, 수출액은 2억7000만 달러로 농산물 한 품목으로는 규모가 가장 크다. 하지만 농가 대부분이 재래종을 재배하고 직접 씨를 받아 심으면서 품질 균일성이 떨어지는 문제와 기후변화 등 재배 환경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이에 농진청은 기술을 특허출원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 이전했다. 앞으로 염류(산성과 염기성 성분이 토양에 결합된 정도)에 강하고 뿌리 모양이 우수한 '천량', 점무늬병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고원' 등 자체 개발한 우수 품종을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마경호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과장은 "조직배양 기술을 활용해 우수한 품종을 빠르게 보급해 인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나아가 경쟁력 향상으로 고려 인삼의 명성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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