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 후 단기간 폭락 패턴 나타나…투자자들 ‘투자 사기’ 호소
“해외주식 투자 사기 처벌 가능성 작아…주의 기울여야”
지난해 1년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홍콩 주식 종목 대부분이 급등 후 급락 패턴을 보이는 등 변동성 높았던 종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종목 투자자들은 리딩방 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근한 이성에게 투자 권유를 받고 투자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 중이다.
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홍콩 주식 종목은 지신그룹홀딩으로 5157만 달러어치 순매수됐다.
지신그룹홀딩은 지난해 6월 23일 10.10홍콩달러로 연초 대비 288.5% 급등세를 보인 뒤 2주 만에 40.5% 급락했으며, 8월 11일 9.58홍콩달러까지 단기급등한 후 다시 8월 말까지 68.79% 폭락했다. 이후 내림세가 이어지면서 지신그룹홀딩은 이달 2일 기준 0.88홍콩달러로 작년 6월 고점 대비 91.29% 하락한 상태다.
지신그룹홀딩외에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굉기그룹홀딩스, 키즈테크홀딩스, 혜도그룹, 오아집단 등이 포함돼있었다. 알리바바, 바이두와 같은 대형주 혹은 ETF는 3종목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해당 종목들은 모두 지난해 상승 후 급락하는 주가 양상을 보였다. 굉기그룹은 지난해 9월 13일 9홍콩달러로 고점을 기록한 같은 달 22일까지 87.56% 감소한 후 보합세다. 키즈테크홀딩스는 지난해 12월 22일 2.5홍콩달러로 연초 대비 204.88% 상승했으나 일주일 만에 90% 넘게 폭락했다.
혜도그룹 역시 작년 8월 4일 3.79홍콩달러로 연초 대비 3345.45% 폭등했으나 같은 달 11일까지 91.82% 급락했다. 관택의료는 작년 4월 14일 5.01홍콩달러까지 상승했으나 같은 달 말까지 92.22% 내렸다.
주가 상승 후 급락하는 전형적인 시세조종이 의심되는 가운데 실제로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 사기를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 중이다.
해당 투자자들은 “리딩방에서 추천받은 종목인데 폭락 직후 잠적했다”거나 “유명인을 사칭한 주식 채팅방에서 투자를 유도당했다”고 주장한다. SNS를 통해서 호감이 있는 척 접근한 이성으로부터 투자를 권유받았다는 피해자도 있다.
다만, 이러한 해외 주식 투자 사기 행태는 처벌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내 주식과 달리 거래 기록을 곧바로 확보할 수 없는 등 조사 여건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자본시장법이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맞으나 해외 주식에 대해서도 적용을 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주식의 성격이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일반적으로 처벌을 할 수 있다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국내 주식에 비해서는 가능성이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기록이 해외에 있다 보니 해외 당국과 협력하거나 조사를 의뢰하는 형태로 진행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국내 주식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며 “이 때문에 나중에 피해를 입증하거나 보상받기 어려우므로 해외 주식 리딩에 의해 손해를 봤으므로 조사해달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