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총리에 사상 첫 아일랜드 민족주의자…바이든 “중요한 한 걸음”

입력 2024-02-0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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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페인당 미셸 오닐 임명
“미래 가는 문 여는 날”
2년 만에 연정 구성 성공

▲미셸 오닐 신임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총리가 3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의회 건물을 걷고 있다. 벨파스트/AP연합뉴스
▲미셸 오닐 신임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총리가 3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의회 건물을 걷고 있다. 벨파스트/AP연합뉴스
영국령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에서 사상 처음으로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총리가 탄생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통일 아일랜드 국가 수립을 표방하는 신페인당의 미셸 오닐(47) 부대표가 이날 북아일랜드 신임총리에 임명됐다.

과거 아일랜드 독립을 주장하며 분리주의 무력투쟁을 벌였던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정치조직으로 시작했던 이 당에서 총리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21년 친영국 개신교도를 중심으로 아일랜드에서 분리된 북아일랜드 격동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오닐 신임 총리는 이날 총리직 수락 연설에서 “오늘은 미래로 향하는 문을 여는 날”이라며 “우리는 평등과 진보의 순간을 기념한다. 함께 일하고 성장할 새로운 기회”라고 말했다.

신페인당은 2022년 5월 의회 선거에서 승리해 처음으로 제1당이 됐지만, 친영 성향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의 반발로 내각 구성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치의회 및 행정부 출범이 2년 가까이 늦어졌다. 북아일랜드에서는 1998년 포괄적 평화협정에 따라 북아일랜드 민족주의정당과 연방주의 정당이 함께 연정을 구성해 통치해왔다.

앞서 DUP는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이탈) 이후 통상 정책에 불만을 품고 연립정부 구성에서 손을 뗐다. 그러다 최근 영국 중앙정부와의 무역 관련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합의에 도달, 자치 정부 보이콧을 끝내기로 했다. 여기에는 33억 파운드의 자금 지원과 노조를 강화할 수 있는 조치 등이 포함됐다.

북아일랜드 부총리직에는 DUP의 엠마 리틀 펜겔리가 취임했다. 북아일랜드 의회는 이날 에드윈 푸츠 전 DUP 대표를 의장으로 선출했다.

아일랜드계로 잘 알려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부활을 환영하며 강력히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그는 “이는 매우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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