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형 당뇨, 청소년보다 사회적 낙인 심각…“사회적 지지 필요”

입력 2024-02-0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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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 서강대 신문방송학 박사학위 논문에서 밝혀

(사진제공=엔자임헬스)
(사진제공=엔자임헬스)

성인 1형 당뇨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청소년보다 더 심각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1형 당뇨가 어린이에게만 발병하는 ‘소아당뇨’라는 오해가 확산한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는 ‘질병의 사회적 낙인과 사회적 지지가 낙인 관리 커뮤니케이션과 환자 역할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성인과 청소년 1형 당뇨인 총 262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낙인을 결정짓는 세 가지 요소를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정체성 문제(성인: 3.58, 청소년: 3.07) △비난과 판단(성인: 3.50, 청소년: 2.61) △차별 대우(성인: 2.42, 청소년: 1.83) 등 모든 항목에서 성인 1형 당뇨인이 청소년보다 사회적 낙인 인식이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성인 1형 당뇨인은 ‘정체성 문제’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는데, 이는 1형 당뇨인이라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을 의미한다. 이 같은 인식은 환자가 타인에게 질병을 숨기거나, 공공장소에서 혈당을 체크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는 행동을 꺼리게 만들어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

김 대표는 “1형당뇨는 전 연령층에서 발병할 수 있는 만성질환임에도 소아당뇨로 잘못 불리는 등 성인 1형 당뇨인은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라며 “성인 1형 당뇨인이 직장 등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질병에 대해 공개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지지와 관련된 연구에서는 △가족 지지(성인: 4.16, 청소년: 4.5) △친구 지지(성인: 3.74, 청소년: 3.76) △의료진/동료 환자 지지(성인: 3.38, 청소년: 3.29) 등 청소년과 성인 모두 높은 수치를 보였다. 청소년 1형 당뇨인은 사회적 지지가 당뇨의 자가 관리 등 건강 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줬지만, 성인 1형 당뇨인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는 사회적 지지에는 긍정적 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 영향을 주는 ‘문제적 지지’도 존재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로 분석된다. ‘과도한 연락 및 정서 표현’, ‘불필요한 조언’, ‘비현실적 정보’, ‘통제를 시도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도움’ 등과 같은 문제적 지지는 선의와 관계없이 환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성인에 있어서는 지지의 질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성인 1형당뇨인은 사회적 낙인에 대해 ‘긍정적 수용’이라는 수용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는 건강 행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1형 당뇨인들이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1형 당뇨가 소아당뇨라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의 개선과 함께 중증 난치질환으로 인정받는 등 정교하고 실질적인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문은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 졸업 논문(지도교수 유현재 서강대 교수)으로 제출돼 지난해 12월 최종 인준됐다.

한편, 1형 당뇨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 분비 기능을 상실하면 발병한다. 췌장을 이식하지 않는 한 완치되지 않아,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국내 1형 당뇨인은 약 5만~6만여 명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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