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국내 90%이상 거래
업계 최저 수수료ㆍ멤버십 영향
빗썸의 수수료 유료화 첫날, 24시간 점유율은 오히려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4시간 기준 빗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한때 80% 후반대를 기록했는데, 무료 수수료 마지막 날 멤버십 거래 실적을 채우기 위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빗썸이 거래 수수료를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한 것은 맞지만, 여전히 업계 최저인 수수료율과 등급별 멤버십 혜택 등이 적지 않은 만큼 향후 점유율 추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 2시 기준 빗썸의 최근 24시간 국내 시장 점유율은 8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새벽 빗썸의 24시간 거래량은 6조5000억 원을 나타내며 바이낸스에 이어 글로벌 현물 거래량 2위를 기록했다. 특히, 비트코인의 경우 국내 거래의 90% 이상이 빗썸에서 이뤄지고 있고, 글로벌로도 한때 25%를 넘어서며 이날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현물 거래가 가장 많이 일어난 거래소로 기록됐다.
이날 빗썸 거래량이 급증한 이유는 빗썸이 5일 0시부터 그간 무료였던 수수료를 유료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수수료가 없는 마지막 날 거래실적을 쌓기 위한 거래량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빗썸은 2일 지난해 10월 4일부터 받지 않았던 수수료를 다시 받는 것을 골자로한 수수료 정책 변경을 공지했다. 빗썸은 당초 업계 최저 수수료를 받던 업비트(0.05%)보다 낮은 0.04%의 수수료율과 거래금액 별 멤버십 혜택을 강화했다. 이 때문에 무료 수수료 마지막 날인 4일 자정 직전까지 이용자들이 멤버십 거래실적을 충당하기 위해 거래를 늘리며, 거래량이 급증한 것이다. 빗썸 멤버십 최고 등급인 ‘블랙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최근 30일 이내 거래량이 1000억 원을 넘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빗썸의 수수료 정책 변화에 다시 한 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빗썸이 오늘 0시부터 수수료를 다시 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아직은 수수료 무료 종료 관련해서 그 영향을 예측하긴 힘든 것 같다”면서도 “업계에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변경된 수수료도 업계에서는 최저 수준이고, 멤버십 역시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혜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빗썸과 업비트를 비교할 때 유동 차이가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라면서 “(멤버십을 통해) 상위 투자자들이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구조가 되면, 굳이 거래소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실제로 빗썸이 수수료 유료화(0.04%)를 선언했지만, 멤버십 혜택 등을 감안하면 이용자들이 부담하는 실질 수수료율은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빗썸의 새로운 수수료 및 멤버십 혜택 정책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등급에 따라(0.003%~0.01%) 일일 한도 최대 10만 원 내의 거래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특히 최고 등급인 블랙 등급은 거래 포인트 및 메이커 리워드, 특별 메이커 리워드 등으로 총 거래금액의 총 0.07%를 돌려받을 수 있다. 이 경우 리워드 비율이 수수료보다 높고, 골프 라운딩이나 요트 투어 등 부가적인 혜택도 존재해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멤버십 등급 유지를 위한 거래량 규모가 작지 않고, 수수료율보다 많은 리워드를 받기 위해서는 지정가(메이커) 거래를 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는 만큼, 30일이 지나 새로 등급이 산정되는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액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떠날 경우, 연쇄적으로 소액 투자자들 역시 다시 유동성이 풍부한 다른 거래소를 찾아 떠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수료 정책 변경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수수료를 새로 부과하면서 고객들에게 계속 매력적인 투자 거래소로 유지하기 위해서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했고, 고객 등급제, 리워드와 포인트까지 제공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서비스 강화, 거래소 편의성 업데이트 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빗썸에서 거래에 이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