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되면 60% 넘는 중국 관세 고려”...‘트럼프 2.0’에 중국 투자자 불안 최고조

입력 2024-02-05 14:59 수정 2024-02-0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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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 좋은 친구지만, 우릴 이용했다”
중국, 내수 부진·부동산 침체 이어 새로운 변수 직면
미국 경제도 중국 보복에 막대한 타격 우려
“바이든이 더 심해, 큰 영향 없을 것”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관세 카드를 꺼내 들면서 미·중 무역전쟁 불을 다시 지폈다. ‘트럼프 2.0’ 가능성에 중국 투자자들의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재선 시 중국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인지 물음에 “우린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말 트럼프 캠프가 중국에 관세를 60%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어쩌면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무역 전쟁이 아니다. 나는 중국과 모든 면에서 일을 훌륭하게 해냈고 재임 시절 시진핑 국가주석은 아주 좋은 친구였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은 우리를 이용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무역전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CNBC방송과 포춘 등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의 재집권 시 2차 미·중 무역전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이미 집권 당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2018년과 2019년 수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전력이 있으며, 지난해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재선을 떠나 중국 경제와 시장은 이미 주가 폭락과 부동산 침체,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주식 벤치마크인 CSI300지수는 지난주 4.6% 하락해 주간 기준으로 2022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6.2% 하락하면서 2018년 이후 최악의 주로 기록됐다.

일련의 이유로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2.0 가능성에 대해 중국 투자자들의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난주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만난 뮤추얼펀드와 사모펀드, 보험사 관계자 등 현지 기관투자자들과의 대화를 토대로 작성됐다.

골드만삭스는 “현지 투자자들이 가장 자주 묻는 말은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중국에 미칠 영향에 관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트럼프 이외에도 이들은 중국 정부가 더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를 실행할 수 있는지와 최근 매도세 이후 중국 주식에 대한 역외 투자자들의 의중을 알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중국뿐 아니라 미국 경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겼던 당시 중국 역시 대두와 밀, 가금류 등 일부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보수 성향 미국 싱크탱크 아메리칸액션포럼에 따르면 2018년 이후로 미국인들은 중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약 1950억 달러(약 260조 원)의 손실을 봤고 24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잃었다.

올해 열리는 미국 대선이 미·중 관계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조지 W. 부시 미·중 관계 재단의 데이비드 파이어스타인 회장은 “올해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미국이 중국에 접근하는 방식에는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투자든 기술이전이든 무역이든 그렇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그는 본질적으로 트럼프 정책을 받아들였을 뿐 아니라 실제로는 그 정책을 두 배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추가 관세 계획에 관해서는 “중국이 트럼프의 제안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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