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SK…그룹주ETF '질주' 이유는

입력 2024-02-12 13:03 수정 2024-02-1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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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발표·실적 개선에 수익률↑
'저평가 대표주자' 인식 수급 집중
"저평가 가치주 본질 초점 맞춰야"

▲주요 그룹주 ETF 수익률 (한국거래소)
▲주요 그룹주 ETF 수익률 (한국거래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껑충 뛰고 있다. 그룹 대형주 주가와 ETF 모두를 상승세에 태운 핵심 요인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주주환원 기대 때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밝힌 지난달 17일부터 ‘TIGER현대차그룹+펀더멘털’은 18.26% 급등했다. 이 기간 국내 상장 전체 ETF 중 네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반면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전인 지난달 2일부터 16일까지 수익률은 -8.22였다.

SK하이닉스, LG전자 주가를 추종하는 그룹주 ETF도 흐름은 비슷했다. 같은기간 ‘KOSEF SK그룹대표주’는 7.62%, ‘TIGER LG그룹+펀더멘털’은 5.99%씩 급등했다. 반면 연초 후 발표 전날까지 이들 ETF는 각각 7.43%, 6.89% 하락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소식을 기점으로 시가총액 상위에 올라 있으면서도, 대표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으로 꼽히는 그룹 대형주들 주가가 치솟으며 ETF 수익률도 덩달아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이들 기업이 지난해 실적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5일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62조6636억 원, 영업이익 15조1269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현대차 주가는 34.26% 폭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최대치를 경신한 LG전자는 3.81% 올랐다. 4분기 연속 적자를 끊고 ‘깜짝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8.10% 상승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는 중형주 대비 대형주가 높아 최근 대형주는 중형주 수익률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프로그램이 장기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에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과 함께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외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 특히 대형주 중심으로 수급이 집중됐다”며 “단순히 테마 플레이를 하듯 PBR이 낮은 주식을 매수하기보단, ‘저평가된 가치주’의 본질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현대자동차 판매점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현대자동차 판매점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를 담은 ETF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고배당 등에 대한 기대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KODEX 삼성그룹 ETF’는 6.61% 올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주 전반 낮은 기업가치는 이재용 회장 사법리스크에 따른 그룹 전략적 의사결정 지연과 정책·규제 리스크 확대 등이 해외 대형 펀드 투자 조건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 실효성이 확대되고 정책·규제 리스크가 해소되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포함 해외 대형 펀드 자금 유입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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