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취임 6개월 중앙은행과 대치…경기침체 탈출 해법 이견

입력 2024-0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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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국민에 현금 총 5000억 바트 지급 공약 이행에 난관
강력한 부양책이 소비 되살릴 것이라는 시각
중앙은행, ‘시한폭탄’ 가계부채로 금리 인하에 신중 기조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취임 6개월을 맞은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가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제시한 공약을 이행하는 데 난관에 부딪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동산 재벌 출신인 타위신 총리는 수요와 투자 촉진을 위해 16세 이상 모든 태국 국민 5000만 명에게 디지털 지갑에 유틸리티 토큰 형태로 현금 5000억 바트(약 19조 원) 지급을 공약했다.

태국은 현재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에 있다. 또 경제성장률은 2% 미만으로 둔화된 반면 수출은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위신은 자신의 임기 동안 성장률을 5%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타위신 총리가 이끄는 정부와 태국중앙은행(BOT)이 태국 경제의 해법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점이 꼽힌다. 타위신 총리는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소비를 되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 디지털 지갑 프로그램 등 부양책의 조달 비용을 낮추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BOT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실제 태국의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90.9%인 약 4510억 달러(약 600조 원)에 이른다. 광범위한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위험을 감안할 때 정책 입안자들에게는 시한폭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타위신 정부도 농민, 학생, 소상공인에 대한 채무 유예를 발표하고 대출 구조조정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싱가포르의 화교은행(OCBC)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라바냐 벤카테스와란은 “정부는 여전히 소비 진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 반해 BOT는 성장-인플레이션-금융안정 조합을 기반으로 최상의 정책 결과를 평가하는 데 계속 집중하고 있다”면서 “위험은 이러한 긴장이 정책 결정을 방해해 실물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위신 총리는 BOT를 계속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BOT가 고통받는 사람들을 공감하도록 설득하면서 행정 업무를 계속할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BOT도 기준금리 인하 여지를 점차 남기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7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BOT는 금리를 2회 연속 유지했지만, 동결 대 인하가 5대 2로 나뉜 것은 일부 정책 입안자들이 완화를 시작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BOT의 피티 디시아타트 부총재도 경제 약화가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이라고 확신한다면 차입비용을 낮출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키앗나킨파트라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피팟 루엥나루에미차이는 “장기적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 조정의 여지가 있다”며 “정부와 중앙은행 간의 긴장은 생산적이지 않으며 정책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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