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경선 때 선거구민에 ARS 지지발언 8만6569회 전송…대법 “공선법 위반”

입력 2024-02-1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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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앞두고 열린 당내 경선에서 선거구민에게 자동응답(ARS) 전화로 미리 녹음한 특정 예비후보 지지 발언을 전송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뉴시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뉴시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B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단에 공직선거법 위반죄 성립, 위법성 인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벌금 각 100만 원씩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피고인 A 씨는 2022년 6월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예비후보자로 등록했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그해 4월 19일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했다. 피고인 B 씨는 A 씨의 선거사무소 자원봉사자다.

A 씨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당은 2022년 4월 초에서 중순께 권리당원 및 권리당원이 아닌 선거구민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법으로 예비후보자에 대한 당내 예비경선을 실시해 경선 후보자를 선정했다.

피고인들은 같은 해 4월 말쯤 진행된 당내 경선과 관련, 경쟁자인 같은 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지지율을 끌어올려 A 씨를 후보로 선출되게 할 목적으로 피고인 A 씨 지지를 호소하는 녹음 내용을 자동응답(ARS) 전화로 8만6569회 발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당이 당원과 당원이 아닌 사람에게 투표권을 부여해 실시하는 당내 경선에서는 공직선거법이 정한 방법, 즉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거나 그 선거사무소에 현수막 등을 게시하는 방법 △경선후보자가 직접 자신의 성명‧사진 기타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게재한 길이 9cm, 너비 5cm 이내의 명함을 주거나 지지를 호소하는 방법 △정당에서 경선후보자가 작성한 1종의 홍보물을 1회에 한해 발송하는 방법 △정당에서 합동연설회 또는 합동토론회를 개최하는 방법 이외의 방법으로 경선 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1심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두 사람에게 각 벌금 100만 원씩을 선고했다. 2심 또한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상고를 기각하며 유죄로 본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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