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공습’ 사무직 일자리 위협 시작…“어떤 산업도 예외 없어”

입력 2024-02-13 15:22 수정 2024-02-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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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AI 관련 4600명 이상 해고
알파벳·듀오링고·UPS “AI 도입으로 인력 감축”
지난해 하반기 사무직 직원 1.5만 명 “생성형 AI 사용”
중간 관리직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인공지능(AI) 글자 앞에 로봇과 인간의 손 모형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글자 앞에 로봇과 인간의 손 모형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동화가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기 시작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AI)이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본격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했다. 새해 들어 IT 업계를 포함해 교육, 운송 등 산업 전반에서 정리해고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AI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경종을 울렸다.

인사관리 컨설팅회사 ‘챌린저, 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이하 챌린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이후 미국에서만 미디어와 기술 분야 중심으로 4600명 이상이 AI로 인해 해고됐다. 많은 기업이 해고 발표에 ‘AI 도입으로 인한 감원’을 명시하지 않아 실제 AI로 인한 일자리 삭감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달 비용 절감 및 AI 개발 투자를 위해 수백 명의 직원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온라인 외국어 학습 플랫폼 듀오링고도 계약직 직원 10%를 해고하며 “이들이 담당하던 콘텐츠 제작 업무 중 일부를 AI가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 부문은 물론 다른 산업에서도 AI에서 비롯된 인력 감축이 시작됐다. 미국 최대 물류업체인 UPS는 지난달 “관리직과 계약직 직원을 중심으로 1만2000명을 해고할 예정”이라며 “생성형 AI와 관련 기술 사용으로 업무에 필요한 인력이 줄었다. 사업이 다시 회복되더라도 일자리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상 업무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전문가 수도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매니지먼트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포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1만5000명 이상의 사무직 근로자가 “생성형 AI 기술을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사용한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서비스업 종사자의 응답 비율이 지난해 5월 36%에서 지난해 11월 61%로 크게 뛰었다. 서비스와 에너지 업계 종사자의 응답 비율 증가 폭도 24%포인트(p)에 달했다. 사무직 근로자의 약 3분의 2는 “생성형 AI를 업무에 도입한 결과 업무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생성형 AI의 도입은 중간 관리직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리버와이먼포럼은 “업무 자동화에 따라 연차가 낮은 직원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미래의 신입사원 업무는 고위 관리직의 것과 비슷해질 것이다. 이러한 연쇄 효과는 중간 관리직 계층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위 관리자의 절반 이상은 “자신의 업무가 생성형 AI로 자동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WSJ는 “생성형 AI는 중간 및 고위급 관리자를 포함한 사무직 일자리의 많은 부분을 뒤흔들 수 있다”며 “AI는 콘텐츠를 만들고 아이디어를 종합하는 능력, 즉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컴퓨터 뒤에서 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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