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치적 논란 '살인자ㅇ난감' 이창희 감독 "우연의 일치"

입력 2024-02-1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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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견해를 작품에 반영할 거였으면 그렇게 치졸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 (넷플릭스)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난 이창희 감독은 '살인자ㅇ난감' 논란과 관련해 "비정치적인 드라마에 감독 개인의 견해를 몰래 녹이는 건 부당하고 저열한 행위"라며 "연휴 동안 많은 분이 작품을 봤고, 관심을 가지면서 생긴 해프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연상되는 인물을 재현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죄수로 나오는 배우가 이 대표와 비슷하게 생겼고, 죄수 번호가 대장동 사기 추정 금액과 일치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감독은 "논란이 된 정치인과 관련된 번호가 한두 개가 아니다. 의상팀에 확인했는데, 그냥 아무 번호를 갖다 붙인 것"이라며 "우연의 일치이고 억지로 끼워 맞춘 것"이라고 항변했다.

흡사한 외모에 대해서는 "저희 작품에 150명 이상의 배우가 나온다. 오직 연기력만으로 캐스팅했다. 어떻게 그분과 닮은 사람을 찾겠나. 아마도 그렇게 보려고 하니까 닮았다고 하는 것 같다"라며 "캐스팅 과정에서도 단 한 번도 특정 정치인을 닮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마지막으로 저희가 촬영을 작년 3월에 이미 끝냈고, 8월에 모든 편집본을 넘겨서 시기적으로 맞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 이탕(최우식 분)과 그를 쫓는 형사 장난감(손석구 분) 그리고 의문의 전직 형사 송촌(이희준 분)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살인자ㅇ난감'은 연재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드라마는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했다. 한국을 비롯해 볼리비아, 인도, 카타르, 홍콩, 싱가폴, 베트남 등을 포함한 총 19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낸 것 같아서 기쁘다. 넷플릭스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탕은 우연히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살인한 대상이 전부 악인들이다. 작가는 이 같은 설정을 통해 '죄와 벌'에 대한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진다.

이 같은 설정이 살인을 미화했다는 의견에 대해 감독은 "주인공 이탕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장면이 있는데, 기쁨이 아닌 슬픔과 좌절과 절망이었다. '내가 이 일을 해야만 하는구나'라는 이탕의 모습을 잘 연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 하지만 영화에서만큼은 발칙한 상상을 할 수 있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탕을 연기한 배우 최우식에 대해서는 "몰입력이 대단하다. 행동 하나하나를 신경 쓰고 섬세한 것들을 잘 잡고 와서 촬영에 임했다. 역시 월드 배우"라며 "과하게 뭘 하지 않는 배우다. 은은하게, 드러나지 않게 연기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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