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 없는 급성담낭염, 담낭천공 위험 5배 높아

입력 2024-02-15 09:53 수정 2024-02-1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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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구팀 “조기 담낭절제술 시 천공 위험 감소”

▲박세우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제공=한림대동탄성심병원)
▲박세우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제공=한림대동탄성심병원)

담석 없이 발생하는 ‘무결석성 급성담낭염’이 담석성 급성담낭염보다 훨씬 더 위중하며, 조기 담낭절제술을 받아야 예후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박세우(교신저자)·이경주 소화기내과 교수(1저자)와 이정민 외과 교수 등 연구팀이 ‘무결석성 급성담낭염과 결석성 급성담낭염에서의 담낭 천공 발생의 비교: 10년 코호트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담낭은 간에서 생성되는 담즙을 임시로 저장한 뒤 소화가 필요할 때 수축을 통해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급성담낭염은 결석에 의해 담낭 경부 혹은 담낭관이 막히며 발생하는 결석성 담낭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담낭절제술이 표준치료다.

연구팀은 2012년 1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 급성담낭염으로 담낭절제술을 받은 4497명을 분석했다. 이 중 결석이 있는 결석성 담낭염 환자는 3958명(88%)이었고, 결석이 없는 무결석성 담낭염 환자는 539명(12%)이었다.

결석성 담낭염 그룹에서 담낭 천공이 발생한 환자는 1%(38명)였지만,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은 5.6%(30명)에서 담낭 천공이 발생했다. 또 담낭염 중증도에 따라 분류했을 때 결석성 담낭염 그룹에서는 경증인 1등급이 90%(3564명), 중등도인 2등급이 8.5%(335명), 중증인 3등급이 1.5%(59명)였다. 반면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에서는 1등급이 79.4%(428명), 2등급이 19.1%(103명), 3등급이 1.5%(8명)로 2등급의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담낭염 1등급은 담낭에 국소적인 염증이 동반된 단계이고, 2등급은 전신적인 증상과 함께 간농양과 괴사성담낭염 혹은 기종성담낭염 등을 동반한 상태를 말한다. 3등급에서는 다발성 장기손상이 동반된다.

이외에도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은 복강경 담낭절제술 중 개복수술로 전환된 비율이 높았다.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 역시 결석성 담낭염 환자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두 그룹의 위험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담낭 천공의 발생위험은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이 결석성 담낭염 그룹보다 5배 이상 높았다. 담낭 천공의 발생위험은 60세 이상일 때 2.6배, 남성인 경우 2.55배, 급성담관염이 발생했을 경우 2.84배 높아졌다.

조기 담낭절제술을 받으면 수술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담낭염으로 병원 도착 후 24시간이 지나서 담낭절제술을 받으면 담낭 천공 발생률이 2%였지만, 24시간 내 담낭절제술을 받은 경우에는 담낭 천공 발생률이 0.9%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또 조기 담낭절제술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중환자실 입원 횟수가 적고, 중환자실 체류 기간이 짧았다. 괴사성 담낭염 발생률도 낮았다.

연구팀은 수술이 적합하지 않아 경피적 배액술 등의 보존적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을 추가로 분석했다. 이 결과, 보존적 치료를 받은 환자그룹은 수술을 받은 환자그룹보다 담낭 천공 발생률, 중환자실 입원율, 담낭염에 의한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박 교수는 “급성담낭염으로 인한 담낭 천공은 사망률이 3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무결석성 담낭염 환자는 담낭 천공의 발생위험이 커 신속한 치료와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조기 수술을 통해 치료 예후를 향상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급성담낭염은 수술적 치료가 표준치료이고, 복강경 및 로봇 수술이 표준화된 만큼 급성담낭염이 발생하면 지역 의료기관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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