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에 "휴~" 급등에 "하…" 변동장 속 존재감 '단일종목 ETF'

입력 2024-02-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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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애플·삼성전자에 채권…수익 방어력 과시
주가 고공행진에는 아쉬움…분산투자 특징 발휘

▲지난 14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은 물론 국내 증시까지 변동장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일 주식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안정성이 돋보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ETF 수익률은 -9.9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테슬라 주가가 24% 급락했던 것과 비하면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ETF 손실률은 본 종목인 테슬라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ETF는 테슬라에 29.64%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고채 9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웠다. 이처럼 국내·외 대형 우량주에 국고채 등 채권형을 혼합한 ETF를 단일종목 ETF라고 일컫는다. 통상 주식과 채권을 3:7 비율로 투자하는데, 우량주로 성장성을 노리는 동시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으로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는 취지로 출시됐다.

최근 주가가 출렁였던 애플을 주력으로 삼은 단일종목 ETF도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다. 연초 이후 180달러 초반대부터 190달러 중반대까지 급등락을 반복했던 애플은 지난달 2일 대비 주가가 0.8% 빠졌다. 그러나 ‘ARIRANG 애플채권혼합Fn ETF’는 오히려 0.27% 수익률을 올렸다.

국내 대기업을 전면에 내세운 단일종목 ETF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5.73% 하락했다. 하지만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Wise ETF’는 2%의 손실률에 내는 데에 그쳤다.

주가 하락에 방어력을 과시했지만,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 아쉬움 자아내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연초부터 전날까지 53.42% 치솟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ACE 엔비디아 채권혼합 블룸버그 ETF’는 주가 상승분의 절반에 못 미치는 15.01%의 수익률을 냈다.

단일종목 ETF는 채권 비중이 높아 하락장에서 손실을 완화하기에 유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바꿔 말하면 상승장에서 그 수혜를 온전히 가져가지 못한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외 증시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고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바람이 부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분산투자’라는 ETF 속성이 단일종목 ETF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국내 투자자의 단일종목 ETF 순매수세도 두드러졌다. 올해 들어 개인은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ETF를 44억4002만 원어치 사들였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순매수액인 2억4166만 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ACE 엔비디아 채권혼합 블룸버그 ETF도 같은 기간 1억2531만 원어치 개인 순매도를 기록했다가, 연초 이후 52억3233만 원어치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높아진 채권 캐리 매력으로 인기 테마주식과 채권을 혼합한 형태의 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주식·채권 배분형 상품이 새로운 것은 아니며, ETF 상품이 등장하기 전부터 주식과 채권 6:4 배분 비중은 기관 투자자들에 일종의 벤치마크 지표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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