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쏘아 올린 ‘4680’ 배터리, 치열한 주도권 전쟁

입력 2024-02-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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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발 4680 배터리 전쟁 본격화
LG엔솔, 8월 4680 배터리 양산
삼성SDI “신규수주 진행” SK온 “개발 상당부분 완료”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2020년 9월, 테슬라는 ‘배터리 데이’에서 처음으로 지름 46㎜, 길이 80㎜의 ‘4680’ 원통형 배터리를 공개했다. 테슬라는 기존 217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 높고, 원가는 절반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폼팩터(형태)는 크게 각형, 파우치형, 원통형으로 나뉜다. 그간 배터리 제조사들은 각형과 파우치형에만 집중해왔다. 원통형은 여러 개의 배터리를 묶어 팩으로 구성할 때 빈 공간이 생겨 에너지 밀도가 낮아지고 수명이 떨어지는 등 전기차 배터리로서 한계가 명확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4680 원통형 배터리를 공개하면서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BMW, 제너럴모터스(GM),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자사 전기차 모델에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했거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4680 배터리 수요는 지난해 10기가와트시(GWh) 규모에서 2025년 155GWh, 2030년에는 650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4680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빠른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8월부터 청주 오창공장에서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한다. 구체적 시점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전날 배터리협회 이사회·총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테슬라 외 고객사와도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SDI도 작년 상반기 천안공장에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양산 라인을 구축하고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으며, 최근 신규 수주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격적인 양산은 2026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에 몰두했던 SK온도 뒤늦게나마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상당 수준까지 했다”며 “고객마다 요구하는 사양이 달라 이에 대응하고자 3개 폼팩터를 모두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산 시기나 제품 형태, 투자 규모 등은 고객 수요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테슬라가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고, 테슬라의 최대 협력사인 일본 파나소닉도 개선된 4680 배터리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와 다른 구조, 생산 공정 등으로 나타나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초기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주도권 싸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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