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흥행에 무색해진 균등 배정 제도…비례 배정에 몰리는 자금

입력 2024-02-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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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에이피알 공모주 청약 당시 신한투자증권 영업점 전경 (사진=신한투자증권)
▲14일 에이피알 공모주 청약 당시 신한투자증권 영업점 전경 (사진=신한투자증권)

1분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공모주 청약 시 균등 배정 경쟁률이 커지면서 비례 배정으로 청약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3~14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코셈, 이에이트, 케이웨더 등의 균등 배정 주식 수는 0.18주, 0.92주, 0.28주 수준으로 집계됐다. 14~15일 진행한 에이피알은 신한투자증권 0.064주, 하나증권 0.059주로 나타났다. 균등 배정으로 청약해도 1주를 못 받는 경우가 다수인 셈이다.

2021년 도입된 균등 배정 제도는 일반청약자에 대한 배정물량의 50% 이상을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 납입한 청약자에게 똑같이 배정하는 것이다. 고액자산가에게만 공모주 청약이 유리하다는 지적에 금융당국이 도입했으나 경쟁률이 몰리면서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등 운에 따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균등 배정 방식으로 에이피알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으나 배정 받지 못한 직장인 A 씨는 “비례 1주 증거금이 2억~3억 원대라는 말을 듣고 마음을 비웠었다”면서도 “혹시 모를 기대감을 품고 있었는데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올해 공모주 다수가 ‘따따블’(수익률 300%)을 달성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공모주를 통해 동원하는 증거금 규모가 커지고 있다.

코셈, 이에이트, 케이웨더, 에이피알 등 4개 기업의 공모주 청약에는 각각 3조220억 원, 1조7000억 원, 1조800억 원, 13조9000억 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해당 기업들이 이번 IPO를 통해 공모하는 금액은 각각 72억 원, 164억 원, 48억 원, 557억 원이다.

지난해 비슷한 규모의 금액을 공모한 꿈비(80억 원), 아이엠티(166억 원), 유투바이오(37억 원), 에이직랜드(504억 원) 등이 동원한 청약 증거금은 각각 2조2200억 원, 1조3000억 원, 7989억 원, 6조3000억 원이었다.

비례 배정으로 1주를 받기 위한 증거금은 코셈이 6400만 원대, 케이웨더가 1400만 원대, 이에이트가 700만 원대로 추정된다. 가장 많은 돈이 몰린 에이피알의 경우 비례 1주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무려 2억8000만 원(신한투자증권), 2억3000만 원(하나증권)의 증거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케이뱅크, HD현대마린솔루션, 서울보증보험, 컬리, 오아시스 등 대어급 기업들이 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모주 균등 배정 경쟁률 격화와 비례 배정 자금 쏠림 현상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경쟁률이 높은 직접 청약보다 펀드 등을 통한 간접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혜택이 부여되는 펀드로는 공모주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 벤처펀드가 있다. 하이일드펀드는 코스피 공모 물량의 5%, 코스닥의 10%를, 코스닥 벤처펀드의 경우 코스닥 공모 물량의 25%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펀드 전체 자산의 50%를 기타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고, 남은 절반은 자체적으로 공모주에 투자하는 IPO 특화 재간접 펀드 역시 공모주 배정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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