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車 전성시대…지난해 글로벌 판매 30% 늘어

입력 2024-02-1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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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기차·PHEV 판매량 증가율 28% 그쳐
‘HV 강자’ 도요타, 지난해 판매량 사상 최다
충전 불편함·저가 모델 부족에 전기차 수요 둔화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수요 증가” 전망도

지난해 하이브리드차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전년 대비 글로벌 판매량 증가율이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의 합산을 뛰어넘었다. 충전의 불편함과 고가를 이유로 전기차 성장이 둔화한 틈을 타 하이브리드차가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14개국의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421만 대를 기록했다. 전기차와 PHEV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2년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이 각각 14%, 63%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크게 뒤집혔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7%로 나타나, 2년 전보다 2%포인트(p) 커졌다.

탈탄소를 주도하며 전기차 보급에 앞장섰던 유럽에서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339만 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도 28%로 나타났지만, 2022년에 30% 증가율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소폭 둔화했다.

▲2023년식 도요타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 차량이 보인다. AP뉴시스
▲2023년식 도요타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 차량이 보인다. AP뉴시스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절대 강자인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도요타의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344만 대를 기록해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도요타의 나카지마 히로키 부사장은 “전력 공급 상황과 충전 인프라를 고려하면 아직은 하이브리드차가 우세하다”며 “2035년까지는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의 스즈키 도모유키 전무이사는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과 불만이 하이브리드차의 약진에 기여했다”며 “북미 한파로 추운 환경에 취약한 전기차의 약점이 드러나고 저가형 모델이 출시되지 않은 점이 판매량 둔화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기차는 내연차나 하이브리드차에 비해 충전 시간이 약 10배 더 소요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하이브리드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축소된 영향도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을 비롯해 영국, 스웨덴 등이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지했다. 중국은 2022년 말 보조금 정책을 종료했으며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차종이 축소됐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는 2026년 세계 전기차 수요가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인 20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2035년에는 전기차 수요량이 5000만 대에 달해 자동차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즈키 전무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연구·개발(R&D)을 통해 현재 전기차의 약점을 극복한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 증가 추세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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