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가 지핀 비만치료제 열풍…제약·바이오주 '후끈'

입력 2024-02-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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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순위 갈아치우는 일라이릴리·노보노디스크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먼 길에 상승세 탄력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출처=연합뉴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출처=연합뉴스)

비만치료제 개발 선두주자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글로벌 증시에서 몸집을 키우면서 후발주자로 꼽히는 국내 제약사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6% 상승한 34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한미약품 등락률은 5.56%에 달했다. 같은 기간 유한양행(9.97%), 동아에스티(4.82%), 인벤티지랩(3.66%), 펩트론(4.55%) 등도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들 기업은 비만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초 한미약품은 한국형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약 개발을 목표로 ‘에페글레나타이드’ 3상 시험에 참여할 첫 환자를 등록받았다.

유한양행은 ‘GDF15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식욕 억제와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YH34160’을 개발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비만치료제 ‘DA-1726’은 글로벌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은 상태다. 인벤티지랩과 펩트론은 기존 비만치료제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장기 지속형 주사를 개발하고 있다.

비만치료제에 열을 올리는 국내 제약사의 주가 상승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신약 개발이 흥행하며 글로벌 비만약 시장 확대 기대감을 업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에 대한 수요 폭증으로 주가가 치솟고 있다. 이달 들어 일라이릴리는 19.27%, 노보노디스크는 7% 뛰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이 28% 증가하고 주당순익은 19%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허가받은 젭바운드는 4분기에만 출시 전 기대 매출인 7500만 달러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1억7580만 달러의 성적을 내며 돌풍을 예고했다.

지난달 노보노디스크도 4분기 매출이 31% 증가한 2322억 크로네, 순이익은 51% 늘어난 836억 크로네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다.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 매출은 5.1배 폭증한 313억 크로네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9월부터 유럽 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일라이릴리는 지난달 테슬라를 밀어내고 세계 시총 9위에 올랐다.

비만약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두 빅파마의 질주에 국내 최초로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 주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기도 했다.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ETF’는 이날까지 4.1% 수익률을 냈다.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ETF는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를 25%씩 담고 나머지는 미국식품의약국(FDA) 등에서 비만치료제로 임상 중인 글로벌 제약사 8개를 선별해 투자한다. KB자산운용도 같은 테마인 ‘KBSTAR 글로벌비만산업 TOP2+ ETF’를 오는 27일 출시할 예정이다.

지속된 강세로 비만치료제 관련주 밸류에이션을 향한 우려도 나오지만, 기술 발전부터 상용화까지 거쳐야 할 단계가 많아 성장세가 이어지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만치료제의 주성분인 GLP-1은 체중 감량뿐 아니라 당뇨, 심혈관 질환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만치료제가 간질환, 신장질환 등 합병증에서도 효능이 입증되며 추가 임상을 통한 적응증 확대가 기대된다”며 “적응증 확대 성공 시 보험 등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며, 올해에도 비만치료제에 대한 강한 수요와 공급부족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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