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없는 최윤종 가족, 이사가서 잘 산다는데” ‘신림동 등산로’ 유족의 글

입력 2024-02-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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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이 지난해 8월 25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이 지난해 8월 25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를 거쳐 출근하다 최윤종에게 살해당한 30대 초등 교사의 유족이 21일 순직 심사를 앞두고 심경을 밝혔다.

숨진 초등 교사의 오빠라고 밝힌 A씨는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는 신림동 등산로 사건 피해자의 친오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내 동생은 20살에 서울교대에 합격한 뒤 15년을 첫 자취방 보증금 말고는 집에 손 한 번 벌리지 않은 착한 딸이고 동생이었다”며 “장례식때도 수많은 제자들과 학부모님들이 와주실 정도로 사회생활도 곧잘 했다. 어떻게 이렇게 동생과 극과극의 인간이 내 동생을 저렇게 만들었는지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최윤종은 지난해 8월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목골산 등산로에서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피해자를 무차별 폭행하고 최소 3분 이상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현장에서 약 20분간 방치됐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이틀 뒤 사망했다.

최윤종은 지난달 22일 1심 재판부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최윤종의 변호인은 지난해 10월 재판서 “성폭행을 시도하던 중 피해자의 목을 눌러 질식시킨 것이 아니라 옷으로 입을 막다가 사망에 이르렀다”면서 살해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반성없는 태도로 일관하던 최윤종은 1심 선고 하루 만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검사는 사형을 구형했지만 판결은 무기징역이었다. 그런데도 최윤종은 억울하다고 항소한 상태다. 사건 이후 나는 모든 일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예 집 밖에 못 나간다”며 “사과 한마디 없이 이사 가서 회사 다니며 일상생활 잘하고 있다더라. 피해자 가족은 죽지 못해 사는데 이게 맞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는 “제 동생은 교내탁구 연수를 위해 출근 중 그렇게 되었다”며 “21일은 동생의 순직 심사날인데 어떻게 보면 동생 신변 정리의 마지막 절차다. 동생이 하늘나라에선 아버지와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21일 피해 교사에 대한 순직 여부를 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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