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총선發’ 요금제 압박…포퓰리즘 선심에 등 터지는 새우

입력 2024-02-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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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ㆍ금융 이어 OTTㆍ음원ㆍ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 가격 부담 완화 정책 줄줄이
정부, 티빙,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디즈니 등 5곳 불러 요금 부담 완화 방안 논의

정부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조치를 이동통신사에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웹툰, 음원 등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콘텐츠 업계 압박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해 OTT뿐만 아니라 음원,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용자 후생을 증대하는 게 주요 골자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티빙과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만나 OTT 요금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도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정부는 이용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방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OTT 구독료 인상 릴레이로 이용자 부담이 커진 데에 따른 조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잡을 게 필요한 정부가 통신비 인하처럼 OTT 요금 인하를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문제는 통신사와 다르게 적자가 장기화되고 있는 토종 OTT는 진흥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압박이 더해지면 정말 죽는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금 인하보다는 요금제 다양화, 결합 상품 등으로 선택지를 넓혀 이용자 후생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자가 서비스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 힘 실리고 있다.

국내 토종 OTT는 할인 프로모션은커녕 콘텐츠 제작비용조차 마련하기 빠듯한 상황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2022년 각각 1192억 원, 121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왓챠는 2022년 영업손실 규모가 555억 원으로 2019년 이후 4년째 자본잠식 상태다.

특히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요금 인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가입자가 많은 넷플릭스 등 해외 빅테크가 요금을 낮춰야 하는데 이들이 한국 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OTT 요금 압박이 토종 OTT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제기된다.

정부가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업계에 대해서도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적인 압박이 예상되는 음원업계와 웹툰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비용에 대한 부담은 전부 기업들이 전가하는 정책인 만큼 사업자 입장에서 압박이나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는 없다”고 했다.

과도한 정부 개입은 관련의 산업을 저해하고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은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 과도하게 측정된다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지점이 있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상들에게 자율적인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며 “불공정한 상황이나 과도한 독점 행위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부가 직접적으로 규제를 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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