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오너家 3ㆍ4세, 경영능력 시험대는 '바이오·헬스케어'

입력 2024-02-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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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라운드스퀘어, 전병우 전략총괄 신사업 적극적
오리온, 레고켐사이언스 인수…담서원 상무 역할 기대
CJ, 이선호 실장 ‘식품ㆍ바이오’ 집중해 경영 수업중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식품업계 오너 일가 3‧4세가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미래 산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는 삼양스퀘어랩 산하에 노화연구센터와 디지털헬스케어센터 등을 신설하고 인재 영입에 착수했다. 노화 방지 및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와 관련한 별도 조직을 신설, 연구 영역을 바이오 분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스퀘어랩은 바이오와 연관된 ‘푸드케어’ 분야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신설된 노화연구센터는 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소재를 연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근감소증, 퇴행성 뇌질환, 대사질환 등 노인성 질환과 관련된 의약품 개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디지털헬스연구센터는 의료·건강 데이터 수집과 머신러닝·딥러닝 연구,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실증 연구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가 바이오 부문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 부문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전병우 전략총괄(상무)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전 상무는 전략기획본부장(CSO)으로서,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전 상무는 올해 초 열린 CES2024에 참석해 바이오 부문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바이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리온그룹도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리온은 음료, 간편대용식과 함께 바이오 사업을 3대 신사업으로 낙점, 바이오산업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 5500억 원의 투자를 단행, 지분 25%를 확보하고 최대주주가 됐다.

업계에선 이번 빅딜에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담서원 상무의 역할이 적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담 상무는 오리온 경영관리 담당으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제약바이오사업 육성에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향후 담 상무의 경영승계 과정이 탄탄대로가 될지 결정될 공산이 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실장(경영리더)도 식품·바이오 분야를 위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1990년생인 이 실장은 2016년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문 관리팀장 겸 과장을 거쳐 2022년부터 현재 직책을 맡아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이 실장은 글로벌 식품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바이오 사업까지 영향력을 확장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바이오기업인 ‘천랩’을 인수한 데 이어, 2022년 1월 레드바이오 독립법인인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면역항암제, 소화기질환 치료제 등 15개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확보했으며 2025년까지 파이브라인 10건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은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 비용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오너가가 아니면 쉽게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면서 “그룹 총수 자녀를 바이오 관련 사업부에 보내는 건 해당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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